제로 트러스트·무인화에 보안업계 희비

팽동현 2023. 8. 2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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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원 등 물리보안 기업 선전
정보보안업계 '적자전환' 울상
하반기 투자 재개로 반등 기대

국내 보안업계의 성장세가 상반기에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보안위협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에도 경기침체 등으로 보안투자가 지연된 여파다. 올 하반기에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던 전년보다 개선된 실적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주요 보안기업 가운데 2023년 상반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성장을 기록 곳은 에스원, KT텔레캅, 윈스, 지니언스 등이다. 물리보안 기업들은 비교적 선전한 반면, 정보보안 기업 중에는 적자전환한 곳들이 눈에 띈다. SI(시스템통합) 및 SW(소프트웨어) 분야 주요 기업들이 2분기 들어 반등세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

물리보안 업계를 이끄는 에스원은 상반기 매출 1조2813억원, 영업이익 1171억원을 기록하며 모두 전년 동기보다 5.4% 성장했다. 홀로 대기업 SI 수준의 매출을 올리면서 그 이상의 영업이익률(9.1%)을 기록 중이다. 시스템 보안 고객 증가와 건물관리 범위 확대 등에 따라 시큐리티 서비스와 인프라 서비스부문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을 아우르는 SK쉴더스는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892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지만, 이는 새롭게 최대주주가 된 EQT파트너스와의 딜이 2분기에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된 영향이며 실질적으론 줄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앞으로 2000억원 규모 신주 재원 확보를 통해 AI(인공지능) 기반 물리보안 혁신과 정보보안 플랫폼 고도화 등을 추진하는 한편,스웨덴 발렌베리가의 글로벌 톱3 규모 사모펀드 운용사인 EQT의 보안 포트폴리오와 시너지를 꾀하고 글로벌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KT텔레캅도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4%, 10.6% 증가했다. 물리보안 3사가 선전한 반면, 정보보안 업계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상반기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에 접수된 민간분야 사이버침해사고 신고 건수가 전년보다 40%가량 증가했고, 국가정보원이 집계한 국가·행정기관과 지자체 등 공공부문 대상 사이버공격 발생 건수도 약 15% 늘었지만 업계 실적과 연결되지 못했다.

안랩은 상반기에 매출 1104억원, 영업이익 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6.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7.6% 감소했다. 자회사 인력 및 연구개발 투자비용 증가가 영업이익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별도기준으로는 영업이익도 4.5% 증가했다. 클라우드 워크로드 보안 플랫폼 '안랩CPP'를 비롯해 네트워크 침입방지 솔루션 '안랩AIPS' 등이 성장했다.

상반기에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 곳도 있다. 삼성SDS 자회사인 시큐아이는 상반기 매출 728억원, 영업이익 112억원을 기록했다. 방화벽을 포함해 영업이익률이 높은 '블루맥스' 제품군 사업 호조로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소폭(0.1%)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이 47%나 증가했다. IPS(침입방지시스템) 전문기업인 윈스도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한 490억원의 매출, 63%나 증가한 10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니언스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9.5%, 31.5% 증가했다. NAC(네트워크접근제어)와 EDR(엔드포인트 탐지·대응)이 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제로트러스트 시장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글루코퍼레이션과 파수는 적자전환했고,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적자 폭이 커졌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의 경우 주력사업인 보안관제 특성상 3분기까진 적자를 이어가는 경우가 잦다. 지란지교는 자회사 부진도 실적에 반영됐고, 파수는 마케팅비가 증가한 것에도 영향을 받았다. 다만 이들 모두 보안투자 지연을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업계는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공부문 비중이 높은 정보보호 분야 특성상 상저하고 흐름이 흔하지만, 이에 더해 하반기에는 경기침체 등으로 보류·지연됐던 투자가 집행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과 선거, 디지털 전환 등에 힘입어 정보보호 업계가 지난해 높은 실적을 기록한 기저효과도 있다. 특히 민간시장에서는 2분기에 경기침체를 고려해 많은 곳에서 보안투자를 재검토하기도 했다"면서 "하반기에는 미뤄졌던 사업이 진행되면서 연간 실적에선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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