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성사된 '95위' 베트남 평가전, '약체 초청' 클린스만호에 어떤 의미?

조용운 기자 2023. 8. 21. 18: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클린스만 감독 ⓒ곽혜미 기자
▲ 클린스만 감독 ⓒ곽혜미 기자
▲ 엘살바도르전 축구대표팀 베스트 11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클린스만호는 머지않아 실전에 돌입한다. 내년 1월 정상에 도전할 아시안컵에 앞서 올 11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펼친다. 클린스만호가 실전 태세를 갖추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한국 축구대표팀의 9~10월 로드맵을 밝혔다. 평가전 상대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가운데 9월 유럽에서 펼칠 2연전은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로 확정했다. 더불어 10월 국내에서 펼칠 상대도 베일을 벗었다. 튀니지가 한국을 찾아 10월 시리즈의 첫 경기를 담당한다.

두 번째 상대도 결정됐다. 축구협회의 공식발표는 아직 없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10월 베트남과 경기한다고 출입기자단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인정했다. 공식전인 11월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문제점을 점검할 대상으로 베트남을 낙점했다.

의문 부호가 붙는다. 베트남과 친선전 소식은 이미 흘러나왔던 대목, 팬들 사이에서도 환영 기류는 아니었다. 베트남은 국제축구연맹(FIFA) 최신 랭킹이 95위에 불과하다. 숫자가 전부는 아니지만 아시아에서 최상위 등급으로 평가받지 않는 팀인 건 분명하다. 한동안 박항서 감독이 지도하며 베트남을 탈 동남아시아로 이끌었다고는 하나 객관적으로 국내로 불러들여서까지 스파링을 할 만한 무게감은 아니다.

▲ 클린스만 감독 ⓒ곽혜미 기자
▲ 클린스만 감독 ⓒ곽혜미 기자

그동안 국내 친선 경기의 경우 상대를 물색할 때 일본과 연계해 진행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네이션스리그를 창설한 뒤 더욱 고착화된 그림이다. 유럽 국가들이 A매치 데이마다 자체적으로 대회를 진행하면서 평가전 상대를 찾기 어려워지자 한국과 일본이 상부상조해 원정 올 국가를 찾아 비용도 절감해왔다. 일본은 10월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국인 캐나다와 튀니지를 상대한다.

한국은 보다 수비적인 팀을 원했다. 아무래도 11월과 1월 한 수 아래의 아시아 국가를 줄줄이 만나는 일정을 고려한 접근이다. 클린스만 감독도 "마음 같아서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프랑스와 하고 싶다. 그런데 요즘 매치업이 쉽지 않다. 10월 상대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토로했다.

항간에 우리보다 약한 상대를 원했다는 비판과 관련해 "약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강호와 붙지 못할 때 최대한 많은 걸 얻을 기간으로 활용하자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래서 아시안컵 대비용으로 결정했다. 아시아 국가와 경기를 많이 해야하는 만큼 다른 축구를 하는 팀을 상대로 무엇을 할 수 있나 고민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 클린스만 감독 ⓒ 곽혜미 기자
▲ 클린스만 감독 손흥민 ⓒ곽혜미 기자

이해 불가능한 대목은 아니다. 이전에도 아시안컵을 앞두면 아시아 국가와 최종 모의고사를 펼쳤다. 직전 2019년 대회는 우즈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했고, 2017년 대회 때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했다. 2011년은 이란, 일본, 시리아를 통해 문제를 파악했다. 대체로 아시안컵 토너먼트 이상 올라갔을 때 만날 팀을 가정해 어떠한 경쟁력을 보여줄지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차이점이다.

냉정하게 보자면 베트남은 치열한 준비를 해야 할 상대로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물론 밀집 수비를 뚫어내는 시험대라는 명분은 있다. 클린스만호는 출범 후 2무 2패를 기록하며 아직 승리가 없다. 무엇보다 득점력이 떨어진다. 4경기 동안 4골에 그쳤다. 베트남과 랭킹에서 큰 차이가 없던 엘살바도르(75위)와 1-1로 비겨 머쓱한 적도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엘살바도르전이 끝나고 공격수들의 결정력에 아쉬움을 표했었다.

▲ 황의조와 황희찬 ⓒ곽혜미 기자
▲ 손흥민 ⓒ 곽혜미 기자
▲ 김민재 ⓒ 곽혜미 기자

베트남이 한국과 그것도 원정 경기로 치르면 모르긴 몰라도 수비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뚫어내면서 아시안컵에 대한 자신감을 찾으려는 의도가 평가전 성사에 거의 유일한 배경이다.

현재 대표팀은 어느 때보다 유럽파가 많이 포진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평가전 기회를 의미있게 활용하길 바라는 여론은 베트남을 영양 만점 상대로 보고 있지 않다. 아마도 경기 당일까지 아쉬운 목소리가 들릴 수 있다. 이왕 성사된 만큼 가능하면 크게 이기는게 중요해 보인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