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영국→항저우→다시 파리...클린스만 선택에 이강인이 감내야 할 지옥일정

김대식 기자 2023. 8. 2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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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이강인은 오는 9월 미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KFA)가 21일(이하 한국시간) 공개한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강인은 9월 A매치 소집 기간 동안에 선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각에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개막을 1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이강인을 위해서 클린스만 감독이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최종적으로 선발하게 된다면 이강인은 9월부터 지옥의 일정을 감내야 한다. 먼저 9월 4일 PSG는 올림피크 리옹과 대결한다. 리옹은 프랑스 리그앙의 전통적인 명문이다. PSG 입장에서절대로 얕볼 수 없는 팀이라 이강인을 비롯한 주전급 자원들이 모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리옹과의 일정을 마치면 이강인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곧바로 영국 카디프로 이동해야 한다. 카디프에서 대표팀에 합류한 뒤에 8일에 있을 웨일스와의 친선전을 준비해야 한다. 웨일스전에도 이강인의 출전 가능성은 매우 높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강인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부임 첫 승을 위해서라도, 곧 다가올 아시안컵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이강인의 출전은 매우 유력하다. 웨일스와의 일전을 마친 다음에는 영국 뉴캐슬로 이동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결을 펼치는 TEAM 클린스만이다. 사우디전 역시 이강인의 출전 가능성이 높다.

4일 리옹전, 8일 웨일스전, 13일 사우디전까지 이강인은 10일 동안 3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을 해야만 한다. 혹사에 가까운 일정인데도 불구하고 클린스만 감독은 되려 "대표팀에 와서 최상의 경기를 치르며 경기력을 끌어올린 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표팀에서 좋은 에너지를 얻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전달하면 좋겠다. 이강인은 능력이 있기 때문에 A매치를 치른 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도 빠르게 적응할 것"이라며 전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서 더 문제는 사우디전 이후 이강인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다. 아직까지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합류 일정은 확정이 되지 않았다. 만약 PSG가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합류 일정을 늦추기로 결정한다면 다시 PSG로 합류했다가 17일에 있을 OGC 니스와의 일정까지 소화하고 중국 항저우로 넘어갈 수도 있다.

13일 사우디전을 영국에서 마치고, 다시 프랑스로 이동했다가 17일 경기까지 치르고 중국 항저우로 넘어가는 일정은 선수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첫 경기는 19일에 있는 쿠웨이트전이다.

이동에만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 시간만이 문제가 아니다. 영국에서 바로 중국으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다시 프랑스를 거쳐서 이동한다면 그 사이에 누적될 피로는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영역이다. 장거리 이동시에 발생하는 선수들의 피로도 문제는 전 세계에 있는 선수들과 감독들이 꾸준하게 지적하는 사안이다.

그래서 더 안타까운 건 클린스만 감독도 PSG가 이강인을 다시 불렀다가 보내줄 수 있는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A매치 이후 아시안게임 개막 전까지 일주일 정도 기간이 있는데 이 기간에는 의무 차출이 아니기 때문에 유럽 구단이 소속 선수를 불렀다가 다시 개막에 맞춰서 보내주면 힘들 수 있다. 그걸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이강인 차출에 대해서 양보할 생각은 없다는 걸 밝혔다. 

이는 "나도 아시안게임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고 있다. 군 문제가 걸려있기에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 대회라는 걸 많은 분들이 지속적으로 설명해줘 알게 됐다. 이강인을 비롯한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게 되면 개인뿐만 아니라 한국축구에도 도움이 된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했고, 더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자신의 발언과 완벽하게 상충하는 입장이다.

특히나 아시안게임을 앞둔 선수라면 체력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아시안게임은 일정이 매우 빡빡하다. 19일 쿠웨이트전이 끝나면 하루만 쉬고 21일에 태국전을 치른다. 바레인과의 3차전까지도 휴식날은 단 2일밖에 없다. 16강전까지는 2일, 8강전까지는 3일, 준결승과 결승전까지는 2일만 쉴 수 있다. 체력이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경기를 뛰어야만 하는 엄청난 강행군이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결승전까지 간다는 가정하에 가장 빡빡한 일정은 9월 4일 리옹전을 치른 이강인은 10월 7일에 있을 아시안게임 결승전까지 31일 동안 11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2.8일에 1번씩 경기장에 오르는 셈이다. 한 나라에 꾸준히 머물면서 감당하기에도 힘든 일정을 이강인은 여러 차례 이 나라, 저 나라를 오가면서 해내야 한다. 선수가 부상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일정이다.

아시안게임의 모든 일정이 끝나면 또 곧바로 국가대표팀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처럼 클린스만 감독이 이강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10월에도 당연히 이강인을 부를 것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10월 13일에 튀니지와의 일전이 잡혀있다.

감독은 선수를 선발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선수의 몸상태를 관리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 PSG가 얼마나 협조할 것인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강인을 무리하게 대표팀에 부르겠다는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은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결정일 수도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PSG, 인터풋볼 홍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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