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흉기난동 막는다···2m 거리서 제압하는 ‘U자형 안전막대’ 도입 추진
시민 우려가 커진 데 따른 후속 조치
서울지하철 역사에 ‘U자형 안전막대’ 등 안전장비 도입이 추진된다. 경기 분당 서현역 등에서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하자 시민 우려가 커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영철 의원(국민의힘·마포2)은 지난 14일 이같은 내용의 ‘서울시 대중교통 기본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21일 밝혔다.
개정안은 ‘도시철도운영자는 흉기 난동 등 긴급한 위협으로부터 여객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안전장비를 고객안전실(역무실)에 구비·비치해야 한다’고 규정했으며 안전장비의 종류와 비치 방법 등에 필요한 사항은 서울시장이 정하도록 했다.
서울지하철 역사에 U자형 안전막대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일본·중국·대만 등에서 흉기 난동자를 제압할 때 활용하는 이 장비는 길이가 2m 이상이어서 상대방과 안전거리를 유지할 수 있고, 2인 이상이 함께 벽으로 몰아 움직임을 저지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상대적으로 힘이 부족한 여성과 노인도 쉽게 활용할 수 있어 일본에서는 유치원과 학교·관공서 등에 비치하고 있다. 이 장비를 역무실에 3~5개가량 배치해 유사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시민과 직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최근 지하철 역사 내 흉기 난동 등 범죄 우려가 커지면서 시민 안전대책 중 하나로 마련됐다. 지난 3일 서현역에서 흉기난동으로 14명 사상자가 발생한 데 이어 이후 혜화역과 왕십리역, 신림역 등 지하철 역사 또는 역사 인근을 중심으로 칼부림 예고가 잇따랐다. 19일에는 서울지하철 2호선 전동차 내 흉기 난동으로 2명이 다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8월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이후 전자 호루라기와 경보기, 후추스프레이, 방검복, 방검장갑, 전자충격기 등 역무원 안전장비를 도입해왔다. 이번 조례가 마련되면 서울시 차원에서 U자형 안전막대를 비롯해 안전방패 등 안전장비 예산을 지원할 근거가 생기는 것이라고 소 의원은 설명했다.
그는 “개정안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생기는 안전 공백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라며 “역사마다 U자형 안전막대, 안전방패 등이 갖춰지면 최소한의 위력으로 시민과 직원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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