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 ‘직관’ 간 한국인 ‘인종차별’ 봉변…덴마크 미트윌란, 현지 관중 2명 ‘1년 입장 금지’
[스포티비뉴스=박건도 기자] 한국인 관중을 향한 인종차별이 발생했다. 구단은 현지 관중에 1년 경기장 입장 금지 처분을 내렸다.
덴마크의 미트윌란은 20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 18일 MCH 아레나 앞 팬존에서 한국인 관중이 인종차별 행위를 당했다”라며 “같은 날 저녁 구단이 해당 사항에 개입했다. 미트윌란은 두 명의 관중에게 1년간 경기장 출입 금지 징계를 내렸다”라고 밝혔다.
해당 경기는 미트윌란과 AC오모니아(키프로스)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UECL) 3차 예선 2차전이었다. 몇몇 한국 팬들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공격수 조규성(25)을 보러 미트윌란의 홈 경기장인 MCH 아레나로 향했다.
현지 보도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을 종합한 결과 한국인 관중들은 미트윌란 팬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해당 미트윌란 관중은 눈을 찢으며 조롱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명백한 인종차별 행위였다.
경기는 홈팀 미트윌란의 대승이었다. 5-1로 이기며 1차전 패배(0-1)를 딛고 유로파컨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조규성은 이날 전반 27분 페널티킥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경기에서 페널티킥 실축으로 아쉬움을 삼켰던 조규성은 오모니아전 자신감 넘치는 슈팅을 선보이며 활짝 웃었다.
골맛을 본 조규성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오모니아 골문을 노렸다. 42분에는 얼리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하며 득점 기회를 노렸다. 본인의 장점을 제대로 발휘했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히거나 최전방에서 공을 지키며 미트윌란의 공격을 풀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소파스코어’는 조규성에 평점 7.5를 주며 호평했다.
핵심 스트라이커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조규성은 미트윌란 합류 후 8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링비전을 제외한 7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섰다.
체력이 부친 듯했다. 8번째 경기인 브뢴비전에서 조규성은 전반 20분 만에 교체됐다. 허벅지 통증을 느끼더니 교체 사인을 보냈다. 벤치에 앉은 조규성은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 결국, 빠른 조치를 위해 라커룸으로 향했다.
조규성이 빠진 미트윌란의 공격은 무뎠다. 브뢴비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유효 슈팅은 단 한 개에 그쳤다. 상위권 경쟁에 제동이 걸렸다. 미트윌란은 브뢴비에 0-1로 패배하며 5경기 3승 2패 승점 9 4위로 밀려났다. 선두 코펜하겐은 5경기 전승을 거두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갈 길 바쁜 미트윌란이다. 오는 25일에는 레기야 바르샤바(폴란드)와 유로파컨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른다. 본선행 티켓이 걸려있다.
중요 경기에 앞서 주축 스트라이커의 결장 가능성이 생긴 상황이다. 조규성은 덴마크 리그 입성 후 적응 기간 없이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미트윌란 이적 후 데뷔전 선발 출격해 데뷔골을 터트렸다. 2022 카타르월드컵때 선보였던 것처럼 헤더 득점을 기록했다. 2라운드 실케보르전에서는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2호골을 기록했다.
세 번째 리그 경기에서도 빛났다. 9분을 뛰고도 기어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3호골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자로 우뚝 섰다. 조규성은 8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고 있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던 찰나 인종차별 사건이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홈 관중의 몰상식한 행동에 분노한 미트윌란은 “오모니아와 경기를 앞두고 한국인 관중이 덴마크 관중 2인에게 인종차별적인 손짓을 당했다”라며 “미트윌란은 경기 중 해당 사항을 보고받았다. 즉각 한국인 관중에게 연락해 사과하고 후속 조치를 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미트윌란은 한국 관중과 계속 소통했다. 그들은 당일 구단의 조치가 만족스럽다고 전했다”라며 “미트윌란은 계속 증거를 수집했다. 사건 전체를 파악하기 위해 회의도 여러 번 진행했다. 미트윌란은 확실한 조치를 약속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인종차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미트윌란은 “축구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라며 “해당 사건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미트윌란 홈을 찾는 모두에게 좋은 경험을 주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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