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도요타 SUV 하이랜더 | 크기·승차감·연료 효율성 만족시킨 SUV

박진우 조선비즈 기자 2023. 8. 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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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7인승 SUV 하이랜더. 사진 박진우 기자

도요타의 전동화(전기로 움직이는 것) 전략은 순수 전기차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도요타는 ‘전기동력을 활용하는 모든 차’로 전동화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때문에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혼합한 ‘하이브리드’를 전동화의 범주에 넣고 있다. 순수 전기차 전환에 늦은 만큼 가장 자신 있는 하이브리드를 전동화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도요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하이랜더도 이런 전동화 전략에 따라 하이브리드 동력계를 채택하고 있다. 경쟁 대상인 국산 SUV에 하이브리드 동력계가 없기에 하이랜더는 더 특별함을 지닌다. 국내 인증 기준 연료 효율은 13.8㎞/L로, 체급이 몇 단계나 낮은 차들을 압도한다. 경기 파주와 인천 영종도 일대의 약 200㎞를 시승해 봤다.

하이랜더의 크기는 길이 4965㎜, 너비 1930㎜, 높이 1755㎜, 휠베이스(앞·뒷바퀴 중앙부 사이의 거리) 2850㎜다. 경쟁 차로 꼽히는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30㎜ 짧고, 45㎜ 좁다. 휠베이스 역시 50㎜ 짧다. 수치상으로 하이랜더가 덜 실용적으로 느껴지지만, 실제 크기 차이가 크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거의 비슷한 크기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디자인은 팰리세이드와 상당히 다르다. 팰리세이드가 각진 형태를 하고 있다면 하이랜더는 둥그런 느낌이 강하다. 조금 더 유선형 디자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SUV 성격을 드러내는 C필러(마지막 기둥) 디자인이 특히 유려해 날렵한 인상을 준다. 반면에 시각적으로 작아 보이는 느낌도 있다. 최근 일본 차 디자인은 ‘멋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 일쑤다. 디자인에 있어 세대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물론 나쁜 쪽으로 말이다.

실내는 널찍널찍하니 개방감이 좋다. 운전할 때 탁 트인 시야가 돋보인다. 다른 탑승자들도 밖을 잘 볼 수 있도록 뒤로 갈수록 의자 높이가 조금씩 높아지게 만들었다. 실내 디자인은 외관에 비해 고루하지 않다.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중심을 잡고 그 주변으로 여러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들을 배치했다. SUV답게 여러 수납공간을 마련한 부분도 돋보인다. 계기판은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도록 디자인됐다.

도요타 7인승 SUV 하이랜더 리어램프(왼쪽)와 기어 운전대. 사진 박진우 기자

사용자 편의성 높인 디지털 기능

디지털 기능도 다양하게 준비됐다. 그간 도요타가 특히 약했다고 지적받았던 부분이다. 도요타 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구성이 간단해 첫 조작에도 어려움이 없었다. LG유플러스의 U+(유플러스) 드라이브를 기반으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 클로바와 협업한 인공지능(AI) 음성인식을 도입,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 내부 온도 조절 등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서비스는 통신 가입일 이후 3년간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내비게이션은 아틀란의 것을 썼다. 하이랜더는 미니밴 스타일의 7인승 구조를 갖고 있다. 시트 구성은 2+2+3의 형태다. 보통 자동차는 2열을 3시트 구성으로 하는데, 하이랜더는 독립된 두 개의 시트로 거주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3열을 세 사람이 탈 수 있도록 했다. 도요타의 자동차 플랫폼 TNGA-K 적용으로 유연한 공간 활용이 가능했다. 3열 시트는 3시트 구성이다. 물론 성인 3명이 타기에는 좁을 수 있다. 트렁크는 2, 3열을 모두 접었을 경우 1380L로 대형 SUV다운 적재성을 보인다. 여간한 짐은 전부 실린다고 보인다. 기본 용량은 453L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나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등이 여러 주행보조장치가 통합된 도요타 세이프티 센스와 8개 에어백이 적용됐다. 운전의 피로를 줄일 수 있는 동시에 안전까지 챙겼다. JBL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스피커 11개), 발로 트렁크를 여닫을 수 있는 킥 센서형 파워 백도어 등을 기본 장착했다. 1000만원가량 비싼 플래티넘 트림에는 파노라마 선루프,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360도 파노라믹뷰 모니터, 디지털 리어뷰 미러 등이 들어갔다. 그래도 가격 대비 가치를 따진다면 기본형인 리미티드 트림의 효용성이 높아 보인다.

약간의 좌우 흔들림

하이랜더 최대 장점은 단연 동력계다. 2.5L 자연 흡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가 조합된 형태다. 시스템 총출력은 246마력으로, 엔진 단독으로 188마력을 낸다. 전기모터는 58마력의 성능을 갖고 있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네 바퀴를 굴리는 E-포(Four) 시스템을 채용했다. 노면이나 주행 상황에 맞춰 앞·뒤 바퀴의 구동력을 100 대 0에서 20 대 80까지 제어한다. 앞바퀴 굴림 기반의 네 바퀴 굴림 차여서 앞바퀴 구동력이 ‘0’이 되는 일은 없다. 재미있는 점은 일반적인 네 바퀴 굴림 차처럼 앞뒤 차축을 연결하는 드라이브 샤프트가 없다는 것이다. 앞쪽에 장착된 엔진에서 만들어진 동력은 앞바퀴만 굴리고, 뒷바퀴는 전기모터가 발생하는 동력만 활용한다. 이런 시스템의 장점은 성능이나 효율적인 부분에만 있는 게 아니라 실내 공간을 침범하는 드라이브 샤프트가 없기 때문에 공간을 조금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운전대(스티어링휠)의 무게감도 적당하다. 방향을 트는 정도도 일본 차다운 정확함이 돋보인다. 브레이크는 하이브리드의 특성 중 하나인 회생제동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고속도로 등에서는 브레이크 페달을 굳이 밟을 필요 없이 가·감속이 이뤄진다. 가속페달을 밟는 느낌이 매우 부드럽다. 높은 강성의 차체와 차 아랫부분의 진동 감소 대책, 서스펜션의 조율로 스트레스 없는 운전 질감을 낸다. 승차감도 매우 우수하다. 도로의 굴곡에서 생기는 충격을 차체가 잘 흡수한다.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도로 환경이 좋지 않은 북미 등에서 주로 판매되는 차라는 특성이 반영된 덕분이다. 과속방지턱을 넘어가는 느낌이 좋다.

다만 차의 방향을 갑자기 틀 때 생기는 롤(좌우 흔들림)은 다소 있는 편이다. 그래도 주행안정장치의 개입 정도가 빨라 불안이 크지 않다. 과격한 주행을 하는 차가 아니라는 걸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실내는 조용한 편이다. 대시보드와 센터 콘솔 주변 흡·차음 설계로 실내 유입 소음을 줄인 덕분이다. 또 앞 유리창과 앞문에 적용된 어쿠스틱 글라스와 사이드미러 디자인, 보닛 후드 형상 개선 등으로 달리다 생기는 바람 소리를 최소화했다.

동력계 연료 효율은 국내 인증 기준으로 복합 13.8㎞/L에 달한다. 팰리세이드 2.2L 디젤 효율(복합 11.4㎞/L)과 비교해 하이랜더의 효율성이 우수하다.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의 복합 효율이 13.8㎞/L(가솔린 1.0, 17인치 타이어)다. 덩치가 훨씬 큰 차의 효율이 경형 SUV와 같다는 건 하이랜더의 우수한 효율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승 총거리는 약 200㎞로, 주행하는 동안 확인할 수 있었던 연료 효율은 리터당 16~17㎞ 수준이었다. 엔진 힘을 더 쓰는 스포츠 모드를 가동해도 인증 효율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하이랜더는 국내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기본형인 리미티드 트림은 6660만원, 고급형인 플래티넘 트림은 747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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