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정의 차이나 라이브 | 네이멍구자치구] 젖소 기분이 실적 좌우…‘亞 유제품 1위’ 中 이리실업의 비결

네이멍구(중국)=이윤정 조선비즈 특파원 2023. 8. 21. 18: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 최북단 네이멍구자치구의 수부(首府), 후허하오터 중심에서 북서쪽으로 차로 1시간가량 달리면 맨홀의 모양이 바뀌기 시작하는 지점이 나온다. 파란 바탕색에 젖소 캐릭터가 그려져 있어 시선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이 맨홀들을 따라가다 보면 중국 1위이자 아시아 1위, 세계 5위 규모를 자랑하는 유제품 기업 ‘네이멍구이리실업그룹 주식유한공사(이하 이리실업)’의 첨단 유제품 생산 기지인 ‘츠러촨 친환경 스마트 목장(敕勒川生态智慧牧场)’이 나온다.

7월 13일 오전 10시가 조금 안 된 시각, 목장 내 한 우리에서 젖소 수십 마리가 문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젖소 한 마리씩 지나갈 수 있는 크기의 문이 열리자 가장 앞에 있는 젖소부터 천천히 걸어 나왔다. 젖소들은 문과 바로 맞닿아 있는 대형 턴테이블에 익숙하게 올라탔다. 젖소가 자리를 잡자 즉시 착유기가 부착됐다. 한 바퀴 원을 돌아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는 동안 착유가 끝났고, 젖소들은 다시 열린 문을 통해 유유자적 걸어 나갔다. 이렇게 젖소들은 하루 세 번, 총 2시간에 걸쳐 원유를 몸에서 내보낸다.

츠러촨 목장은 총 24개의 우리를 갖추고 있다. 최대 1만2000마리 젖소를 기를 수 있는 규모다. 현재 매일 6500만t의 유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이리실업 관계자는 “이곳의 현재 정확한 젖소 사육 규모를 밝힐 순 없지만, 최대 수용치를 모두 채우진 않았다”며 “이 때문에 현재 일일 생산량 6500t은 이곳 목장의 최대치엔 못 미치지만, 각 젖소 기준으로 보면 최대한의 원유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비결은 젖소의 ‘기분’, 즉 스트레스 최소화에 있다. 그리고 이는 전 과정의 ‘자동화’로 인해 가능하다는 것이 이리실업 측의 설명이다. 먼저 착유 시스템의 경우, 인위적 개입을 최소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기본 착유 시간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자동으로 돌아가는 착유 시스템 덕분에 젖소들은 원할 때 착유를 할 수 있다. 사람에 의해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긴 시간 착유하는 것과 달리 간단하고 빠르게 끝난다는 것도 젖소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요인이다.

젖소의 건강과 생활환경도 자동화 기술 덕에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젖소들의 휴식 공간에 가보니 누워있는 젖소들 옆에 동그란 로봇 하나가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바로 분뇨를 치워주는 로봇이다. 또 젖소마다 귀에 전자 인식표가 달려 있는데, 이리실업은 이를 통해 각 젖소가 오늘 어떤 사료를 얼마나 먹었고, 얼마나 착유했고, 얼마나 쉬고 운동했는지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이리실업 관계자는 “젖소들의 영양 상태에 따라 각각 다른 사료가 자동으로 공급된다”며 “젖소의 스트레스가 원유 생산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이곳 젖소들의 생산량은 다른 곳의 젖소들보다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출산 위기, 전 연령대 건강식품으로 돌파

이리실업은 2025년 세계 3위, 2030년 세계 1위 유제품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이 목표는 현재까지 순항 중이다. 이리실업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이 유행한 지난해에도 매출 1211억4860만위안(약 22조원), 순이익 94억3100만위안(약 1조7127억원)을 올려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1.37%, 8.34% 늘어난 것으로, 이리실업은 30년 연속 실적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뉴질랜드 유제품 기업 카나리아 식품 지분 인수 등의 영향으로 해외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52.2% 급증했다.

한때 이리실업의 전망이 밝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중국의 고령화·저출산 현상이 가속화하자 분유를 비롯한 유제품 소비가 줄어들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리실업은 전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건강 기능 제품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올해 다양한 연령층 소비자의 세분화된 건강 기능 요구 충족을 시작으로, 세계 최초의 혈당 조절 우유, 세계 최초의 상온 활성 락토페린(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우유 속 단백질) 유기농 우유, 세계 최초의 저혈당 우유를 출시할 예정이다.

판강(潘剛) 이리실업 회장은 7월 14일 열린 ‘2023년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앞으로 이리실업은 새로운 공급의 개척자, 디지털화의 선구자, 지속 가능한 개발의 실천자 역할을 잘 수행해 경제·사회 발전과 인류 건강·복지에 더 많이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Plus Point
태양광 키워 中 탄소 중립 기여하는 네이멍구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어얼둬쓰의 쿠부치 사막에 있는 중국 최대 규모의 ‘다라터 태양광발전 기지’. 사진 바오터우시

네이멍구자치구가 ‘2030년 이전 탄소 배출량 정점·2060년 이전 탄소 중립’이라는 중국 탄소 감축 정책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풍부한 일조량으로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기에 적합한 자연환경을 갖춘 데다 전 세계 태양광 가치사슬을 지배하고 있는 기업들까지 속속 이곳에 자리를 잡으면서다. 중국 정부는 태양광발전량을 늘리고 관련 산업 클러스터 개발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7월 15일 네이멍구 서남부 어얼둬쓰의 쿠부치 사막. 중국에서 7번째, 세계에서 9번째로 큰 이 사막 중간 지대로 들어서면 중국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인 ‘다라터 태양광발전 기지(达拉特光伏基地

·이하 다라터 기지)’가 나온다. 차로 달려도 끝을 보지 못할 것 같은 광활함이 압권인 이곳의 면적은 3334만㎡(약 1009만 평)에 달한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톈안먼 광장의 75배 규모다.

워낙 거대해 육안으로는 볼 수 없지만,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금방이라도 쿠부치 사막을 내달릴 듯한 ‘준마(駿馬)’ 형상으로 태양광 패널이 배열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성실하게 인내하며 목표까지 달려가는 ‘몽골 말 정신’이 담겼다. 140만㎡(약 42만 평) 규모의 준마 형상을 만드는 데만 총 19만6320개의 태양광 패널이 들어가 2019년 7월 세계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다라터 기지는 중국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곳은 연간 최대 20억(킬로와트시)의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이는 한국 4인 규모 약 50만 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다라터 기지 관계자는 “다라터 기지를 통해 연간 69만t의 석탄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연간 165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멍구 바오터우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엔 중국 최대 폴리실리콘·셀 시장 1위 기업인 통웨이를 비롯해 GCL, 아터스, 동방일승 등 13개 대표 기업을 포함해 40개 이상의 태양광 기업이 들어서 있다.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전 세계 태양광 가치사슬의 적게는 80%, 많게는 100% 가까이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오터우의 태양광 산업 경쟁력은 중국 내에서 손꼽히는 수준인 셈이다.

바오터우시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바오터우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각각 중국 전체 생산능력의 40%를 차지하고, 2025년엔 50%에 달할 것”이라며 “앞으로 태양광 부자재, 송배전 장비 등 태양광 지원 산업도 육성해 바오터우를 중국 내에서는 물론, 전 세계 태양광 산업에서 가장 완전한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