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지는 경제 회복 기대, 높아지는 불확실성
국내 경제의 올해 2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성장률만 보면 전기 대비로는 1분기 0.3%보다 높은 0.6%로 나타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성장의 질은 좋지 못하다. 내수는 최종 소비지출의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고 외수도 수출 감소 폭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커 순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플러스로 전환된 것뿐으로, 우리 경제가 여전히 내외수 복합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상반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다 보니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감 역시 약화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그중에서도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 추이를 살펴보면 매우 충격적이다. IMF는 지난 7월 세계경제 전망에서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은 1.4%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7월 2.9% 이후 다섯 차례 연속 하향 조정한 것으로 그만큼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고,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특히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축소는커녕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외수의 경우,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일 뿐 아니라 신흥 주요 수출 상대국으로 부상한 베트남, 인도 등에 대한 수출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반도체 등 주요 수출 상품 경기 회복 시점 역시 불투명해 하반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크다.
이처럼 예상대로 외수 경기 회복이 지연된다면 우리 경제가 여전히 수출 지향형 성장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에서 고용과 소비 등으로 이어지는 경기 선순환 고리 형성을 어렵게 한다.
특히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회복세가 미미한 상황이 이어지게 되면 내수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건설 투자 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금리 인상의 누적 효과가 PF(프로젝트 파이낸싱)와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 시기마저 불확실한 탓에 건설 투자 회복 계기가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우리 경제가 기댈 곳은 소비밖에 없어 보이지만, 그마저도 불안해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3분기만 하더라도 고금리·고물가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고, 이상기후 현상에 의한 환경 재해와 소비 촉진을 위한 세제 인센티브 소멸 등 가계 소비 회복 기대감이 크게 약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가계 소비 회복 원인을 지출 부문별로 살펴보면 여행과 음식 및 숙박 부문과 자동차 구매 등에서 높은 소비성향 상승이 있었기 때문인데 여름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감소하는 내국인 국내 여행,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 등 같은 여건을 고려하면 오히려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소비자 심리가 올해 초 저점을 찍고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처럼 경기 회복 기대감이 낮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이마저도 악화할 수 있다.
이미 여러 차례 논의했듯 지금처럼 우리 경제의 회복 기대감이 낮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방위적인 대응이 시급하지만, 정책 여건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통화정책은 어느새 국내 금융시장 안정이 최우선 과제가 됐고, 재정 정책은 세수 부족 대응과 건전성 유지라는 당위성에 얽매여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정책 유연성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에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책 당국도 곤란하겠지만, 기대하면서 지켜보고 있는 입장에서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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