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때는 멀쩡했는데... ‘마른 익사’ 의심 증상 및 대처법
어느덧 여름 막바지다. 막바지 휴가를 즐기기 위해 수영장, 계곡, 바다 등 물가를 찾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마른 익사'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마른 익사는 물 밖으로 나온 뒤 24시간 이내에 호흡 곤란으로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마른 익사는 전체 익사의 10~15% 정도를 차지하는데, 특히 기도 발달이 완전하지 않은 소아에서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마른 익사 증상과 대처법에 대해 소개한다.
소량의 물에도 익사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익사란 물속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기도에 물이 들어가 질식해 사망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마른 익사는 물속이 아닌 물 밖에서 발생한다. 폐는 폐포라고 불리는 공기주머니로 이뤄져 있는데, 들숨과 날숨에 따라 공기가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호흡한다. 그러나 폐포에 공기가 아닌 물이 들어가면 폐포는 점차 손상되어 염증과 수축을 일으킨다. 폐 부종이 생기거나 폐포 자체에 염증이 생기면서 호흡을 방해하여 질식하는 위험한 상황이 일어난다. 즉 소량의 물이라도 잘못 삼키면 익사할 수 있다.
폐포의 기능은 소량의 물로도 망가질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체중 1kg당 2~3cc정도의 물이 기도로 들어가면 위험해진다. 이는 성인 남성 기준으로 종이컵 한 컵 정도의 분량이며, 어린아이들 기준으로 소주잔 한 컵 정도에 불과하다. 이 정도의 물만 마셔도 급격한 호흡 부전과 함께 단기간 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물놀이 후 계속 기침하고 호흡 곤란 오면 의심
문제는 물속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보니, 마른 익사의 증상을 재빠르게 알아채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위험한 수준에서 살짝 덜 미치는 양의 물이 기도에 들어오면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수 시간이 흐른 후 갑자기 호흡곤란 등 물에 빠진 증상이 나타난다. 이처럼 기도에 물이 들어가 질식하여 사망하지만 물속이 아닌 물 밖에서, 물 없이 익사한다는 의미에서 이를 '마른 익사'라고 부른다.
물에 빠진 후 48시간 이내에 △기침 △가슴 통증 △호흡 곤란 △피로감 △이상 행동이 발생한다면 마른 익사를 의심해야 한다. 마른 익사로 인해 체내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호흡이 가빠질 뿐 아니라 피로감과 이상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해지면 호흡이나 맥박이 떨어지고 피부가 푸른색을 띠는 '청색증'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어린아이들은 성인보다 마른 익사를 더 주의해야 한다. 성인보다 몸집이 작은 아이들은 적은 물에도 마른 익사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중 5세 미만 아이들은 의사 표현이 자유롭지 못할 뿐 아니라 기관지가 덜 발달해 물이 기도로 넘어가기 쉬우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특히 어린아이에게 있어 마른 익사는 물놀이를 할 때만 발생하는 사고가 아니다. 5세 미만 어린이들은 목욕 등 일상생활 중에 아주 소량의 물이 기도로 넘어가도 마른 익사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아직 후두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후두는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 물이 폐로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물놀이 땐 구명조끼 착용, 사고 후 8시간 경과 관찰해야
기도로 물을 흡입했거나 흡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8시간 정도는 경과 관찰해야 한다. 특히 4세 이하의 어린이는 잠깐 물에 빠졌더라도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마른 익사는 경과가 진행되지 않은 초기에 치료받으면 대부분 문제없이 회복된다.
마른 익사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익사와 동일한 심폐소생 응급처치를 진행해야 한다. 증상 초기 단계에서 심폐소생법을 따라 호흡과 맥박을 우선 확인하고, 폐에 산소를 공급하면 대부분 잘 회복할 수 있다. 이때 삼킨 물을 빼내기 위해 배를 누르는데, 위 속 내용물이 역류해 기도가 막히거나 장기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과도한 압력은 삼가는 게 좋다. 증상이 심해지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흉부 X-ray, 혈액검사, CT 촬영으로 환자 상태를 파악하며, 필요하면 산소 치료, 호흡 치료, 수액 치료를 병행하여 호흡을 정상화할 수 있다. 만약, 마른 익사 증상이 지속된다면 근육이 이완될 수 있도록 안정되고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다나 워터파크에서 물놀이를 할 때 물을 흡입하지 않도록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것이다. 물놀이를 할 때 물을 많이 먹거나 구조가 필요할 정도의 상황이 발생하는지 등도 잘 살펴봐야 한다. 아이의 경우 물놀이가 끝난 후에도 아이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잘 관찰해야 한다. 한편, 익수 환자는 인공호흡을 2번, 가슴 압박을 30번 하는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는 게 원칙이며 가능하다면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해 도움을 받는 게 우선이다.
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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