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유럽 녹색 장벽을 넘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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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탄소 중립과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이른바 '녹색 장벽'을 높이고 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공급망실사지침(CSDDD), 유해물질제한지침(RoHS),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 화학물질 분류 및 포장규정(CLP) 등 마치 암호와도 같은 단어들은 모두 유럽연합(EU)의 각종 환경 및 안전 규제 정책의 이름이다.
이에 따라 탄소 배출량 측정, 화학물질 안전성 검사 등 당장 준수해야 할 규제가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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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탄소 중립과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이른바 ‘녹색 장벽’을 높이고 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공급망실사지침(CSDDD), 유해물질제한지침(RoHS),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 화학물질 분류 및 포장규정(CLP) 등 마치 암호와도 같은 단어들은 모두 유럽연합(EU)의 각종 환경 및 안전 규제 정책의 이름이다.
EU 녹색 장벽은 공급망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한 규제이므로 그 파급력이 상당히 크다. 이에 따라 탄소 배출량 측정, 화학물질 안전성 검사 등 당장 준수해야 할 규제가 많아졌다. 그 결과 제품 생산 비용은 증가하고 기업의 수익성은 감소한다.
해외로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이 해외 인증이나 해외 규격에 맞는 제품을 생산할 때 겪는 어려움이 늘게 되자 국내 공공 연구소들은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국내 39개 공공 연구소가 모인 ‘소재부품장비 융합혁신지원단’이 기업의 기술 애로를 해결하고 컨설팅, 시험·평가, 신뢰성 향상, 시제품 제작 등 다양한 기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융합혁신지원단은 글로벌화를 추진하기 위해 독일에 있는 프라운호퍼 세라믹기술연구소(IKTS)와 기술협력 의향서를 맺었다.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기술 자립과 해외 진출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소부장 기업이 유럽 진출을 목적으로 CE 인증을 받거나 유럽형 제품을 설계할 때 국내 연구소는 물론 프라운호퍼 소속 연구소의 도움도 받을 수 있게 됐다.
프라운호퍼는 독일 전역에 76개 연구소와 3만여 명의 직원을 둔 유럽 최대의 응용 과학 연구소로 사업 규모만 연 4조 원이 넘는다. 연구개발(R&D) 역량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의 위탁을 받아 신기술 개발, 부족 기술 해결, 기술 인증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융합혁신지원단을 지원하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국내 39개 공공 연구소와 독일 프라운호퍼 소속 76개 연구소가 함께 참여하는 국제 공동 연구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또 독일을 시작으로 미국·영국·일본의 연구소들과도 기술협력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유럽 녹색 장벽은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악재가 될 수 있지만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해외 시장 선점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융합혁신지원단이 추진하는 글로벌화는 우리 소부장 기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각지의 공공 연구소들 간 국경을 뛰어넘는 글로벌 협력이 국내 기업의 세계 시장 진출과 기술 수준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이러한 협업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현상 기자 kim0123@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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