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정하 "잡을 수 없는 별 같았던 '무빙', 30kg 증량 두렵지 않았죠"

이정하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서울경제]

'무빙' 이정하가 30kg 증량으로 캐릭터에 녹아 든 소감을 밝혔다.

배우 이정하는 2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스타와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극본 강풀/연출 박인제)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의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시대와 세대를 넘어 닥치는 거대한 위험에 함께 맞서는 초능력 액션 히어로물이다. 이정하가 연기한 김봉석은 비행 능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 김두식(조인성)이 잠적한 이후, 더 이상 능력을 쓰지 말라는 어머니 이미현(한효주)의 간곡한 부탁으로 무의식 중에 뜨는 걸 막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매달고 다니고 살도 쪄서 공중에 뜨지 않게 돼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던 중 전학 온 장희수(고윤정)를 만나면서 호감을 느끼게 되고, 전환점을 맞는다.

원작 웹툰의 팬이었던 이정하는 '무빙' 오디션 소식을 듣자마자 설레는 감정을 느꼈다. 어떤 배역에 대한 오디션인지 듣기도 전에 봉석이라는 걸 예감할 정도였다. 오디션 소식을 듣고 다시 원작을 읽은 이정하는 '내가 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졌고, 통통한 김봉석을 쟁취하기 위해 증량을 강력하게 약속했다.

"처음에는 제가 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만큼 김봉석 캐릭터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그가 얼마나 사랑받은 캐릭터인지 알고 있었거든요. '무빙'은 저에게 잡을 수 없는 별이었어요. 하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봉석과 만났고, 이제는 '성덕(성공한 덕후)'가 됐어요."(웃음)

이런 이정하의 마음은 제작진에게 전해졌고, 이정하는 김봉석을 연기하기 위해 약 30kg을 증량했다. 60kg대 후반에서 90kg대 후반까지 찌운 것이다. 그는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건강하게 증량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11개월이 걸린 촬영 기간 동안 이를 유지하는 게 어려운 지점이었다.

"찌울 때는 먹고 운동해서 편했는데, 유지하는데 애를 먹었어요. 워낙 몸무게가 들쑥날쑥했죠. 맞추기 위해 체중계에 정말 많이 올라간 기억이 있어요. 제가 아래부터 찌는 편이라 얼굴살 찌우는 게 어렵기도 했고요. 봉석이가 되려면 얼굴에서부터 티가 나야 되잖아요. 그래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증량이 행복하긴 했습니다."

증량으로 비주얼을 완성한 이정하는 내면 역시 김봉석과 닮기 위해 노력했다. 김봉석은 비행 능력을 감추기 위해, 친구도 만들지 못하는 인물이다. 초반부에는 억압된 모습을 보이는데, 장희수를 만난 후 각성이 되면서 능력을 펼치는 모습을 보인다.

"봉석이는 다정하고 순수한데, 내면이 강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제 내면도 봉석이 못지않게 강하죠. 예전에 오디션을 정말 많이 떨어졌어요. 열심히 준비했는데, '안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무너지는 기분이었죠. 그럴 때일수록 더 강해지려고 노력했는데, 이 지점이 봉석과 닿아 있어요. 이렇게 저에게서 출발한 마음에 봉석이를 더해서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