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그러니 깐죽거린단 소리 들어" 한동훈 "심하지 않나"

박소연 기자, 조준영 기자 2023. 8. 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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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檢 특활비 질의 도중 한 장관 답변 태도 문제삼으며 여야 신경전…김도읍 "적당히 하시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야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야당 의원의 발언 태도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 한 장관에게 검찰 특수활동비 관련 질의를 하던 도중 "그러니까 깐죽거린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우선 직전에 질의한 같은 당 박용진 의원에 대한 한 장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다. 최 의원은 "여기는 종편 토크쇼도 아니고 편의점도 아니고 국민의 대표 안에서 행정 각 부의 장인 국무위원이 업무 얘기를 하는 것"이라며 "매번 얘기하는 걸 보면 정치적 언사를 사용해 정치적 갈등을 만들려 하고 그런 워딩이 언론에 나가는 걸 즐기는지 모르겠는데 습관이 돼서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기관장들을 보라. 그런 어투로 하시는 분이 있는지"라며 "법무부 장관은 정치적 중립 지키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이어 일부 시민단체가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서 승소하며 공개된 검찰의 특활비와 관련, 식당 상호와 결제금액 등이 가려진 부분에 대해 따져 물었다.

최 의원이 "그 집행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자부하나"라고 묻자 한 장관은 "제가 자부할 문제는 아니지만 검찰에서 판결 취지에 따라 잘 공개되고 있다"고 답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 의원이 "상호하고 결제 금액을 가리는 문제는 판결 취지대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법무부가 여러 번 보도자료를 냈더라"고 질의하자 한 장관은 "특활비는 영수증과 상관 없고 그건 업무추진비와 관련된 것"이라고 바로잡았다. 이에 최 의원이 항의하자 "(두 개를) 섞어서 말하니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최 의원은 "취지를 잘 알면 취지에 맞게 답변을 하라"고 요구했고 한 장관은 "답변할 기회를 안 주는데 답변을 하라고 하면 어떡하나"라고 맞섰다.

그러자 최 의원은 "그러니까 깐죽거린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한 장관은 "깐죽거린다는 말을 직접 하는 정도는 좀 심하지 않나"라고 항의했다.

최 의원은 "답변하면서 맨날 반말하지 말라고 얘기하는데 깐죽거리지 말라. 그러니 자꾸 반말을 듣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 장관은 "위원장님께 항의를 드릴 수밖에 없다. 이 얘기를 사과를 안 하면 답변을 안 하겠다"고 했다.

김도읍 위원장까지 나서서 최 의원의 발언을 제지하자 최 의원은 "본인의 이 얘기('깐죽거리지 말라')는 국회 본회의장이나 국민들도 들어서 알고 있다. 제발 좀 태도를 무겁게 가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최강욱 의원한테 그런 얘기 들으니까 진짜 이상하다"고 맞섰다.

이에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무위원의) 답변 태도를 문제삼으려면 국회의원도 그에 맞게 국민들에게 위임받은 권한의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질의가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용어 선택에 있어선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깐죽거린다 직접 표현한 것은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국회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적절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했다.

반면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국무위원이 질의자 발언과 말이 섞여서 질의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본인의 말을 하는 게 정상적 질의답변이 아니다"라며 "위원장이 전혀 제지를 안 하니 에스컬레이션(악화) 된다. 혼내실 건 따끔하게 혼내셔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질의하는 위원과 답변하는 정부부처 관계자가 같이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면서도 "실질적으로 깐죽거린다 이런 용어는 지극히 적절찮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깐죽거리다'는 비속어가 아니다. '쓸데없는 소리를 밉살스럽고 짓궂게 들러붙어 계속 지껄이다'는 뜻"이라며 "오늘 갑자기 생긴 일이 아니잖나. (한 장관 발언은) 단 한 번도 문제삼지 않으시고 (제 발언은) 엄청난 잘못된 일 벌어진 것처럼 말씀한다"고 항의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정도껏 하시라"고 지적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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