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中 대규모 부양 왜 꺼리나…"부채기반 성장 단절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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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조달러(약 2경4천150조원) 규모를 자랑하는 세계 2위 중국의 경제가 최근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중국 당국이 대규모 소비 진작을 위한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 당국은 소비자를 겨냥한 직접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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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위험 커질 경우 과감 조치 나올 수도…"재정적자 확대 의지가 관건"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18조달러(약 2경4천150조원) 규모를 자랑하는 세계 2위 중국의 경제가 최근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소비, 수출, 실업률, 외국인 투자 등 각종 지표가 악화하는 가운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중에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부동산 분야 전반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 정부는 대규모 본격 부양책 도입을 꺼리는 모습이다.
지난 몇 달간 중국 정부가 발표한 대책의 경우 수위가 미온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31일 '소비 회복 및 확대에 관한 20개 조치'를 발표했다.
같은 달 18일에도 가계 소비 진작을 위한 11개 정책이 공개됐고, 중국 공산당은 이후 24일 시 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내수 부진, 부동산 리스크 관련 정책적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민 대상 현금 지원, 세금 관련 파격적 혜택 등 핵심 지원 요소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어 인민은행은 21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인하했지만 역시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중국 당국이 대규모 소비 진작을 위한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통신은 "(중국 당국의) 이런 고민 중 많은 부분은 전임자의 부채 기반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려는 시 주석의 결심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제 대국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를 달구기 위해 가계 부양과 인프라에 수조달러를 쓰는 반면 시 주석은 투기적인 아파트 건설과 저수익 프로젝트로 성장하는 중국 경제의 '중독'을 마침내 끊으려 한다는 것이다.
통신은 "중국이 똑딱거리는 시한폭탄이라면 시 주석의 목표는 그것을 해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등 일부 분야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기차, 태양광·풍력 발전, 배터리 등 호황을 누리는 분야가 있다는 점도 당국자에게 다소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대목으로 여겨진다.
중국 정부는 긴축 속에서도 이들 첨단 녹색 경제 분야에 대한 자원 투입은 아끼지 않는 상황이다.
여행, 식당 등에 대한 지출도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타격을 입었던 작년보다 크게 반등했다.
스타벅스의 매출은 지난 분기의 경우 46% 성장을 달성했고, 국내선 항공편은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15% 증가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 당국은 소비자를 겨냥한 직접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글로벌 금융투자업체 UBS그룹AG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왕타오는 "중국 지도자들의 경우 소비를 진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용을 지원하는 것이며 이는 기업 지원을 통해 가장 잘 달성될 수 있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많은 전문가는 중국이 전면적 부양책 대신 기업 겨냥 지원과 제한된 조치를 채택했다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체제와 관련한 정치적 위험도가 커질 경우에는 과감한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3년에 가까운 코로나 방역 통제와 관련해 중국 전역에서 '반(反) 제로 코로나' 시위가 발생하자 작년 12월 방역 조치를 풀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에 자문해 온 상하이고급금융학원(SAIF)의 주닝 교수는 핵심은 당국에 재정 적자를 늘릴 의지가 있느냐라며 "현재 정책입안자들은 여전히 주저하고 있지만 경제 현실이 그들의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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