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5기 파행 속 마지막 회의…공영방송 與野 지배구조 바꿔놓고 떠난다(종합)

심지혜 기자 2023. 8. 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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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21일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권태선 이사장 해임과 한국방송공사(KBS) 보궐이사로 황근 선문대 교수를 추천했다.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김현 상임위원의 임기가 이달 23일부로 끝나 사실상 5기 위원회의 마지막 의결이지만, 여야 추천 상임위원들간 의견 대립이 이어지면서 끝내 파행을 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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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위원 불참 속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해임
KBS 보궐이사에 황근 교수…이사진, 여권 중심으로 재편
[과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21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제30차 위원회 회의에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의 자리가 비어있다. 2023.08.2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21일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권태선 이사장 해임과 한국방송공사(KBS) 보궐이사로 황근 선문대 교수를 추천했다.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김현 상임위원의 임기가 이달 23일부로 끝나 사실상 5기 위원회의 마지막 의결이지만, 여야 추천 상임위원들간 의견 대립이 이어지면서 끝내 파행을 면하지 못했다.

김현 상임위원은 권 이사장의 해임을 반대하며 회의에 불참했지만 김효재 직대와 이상인 위원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결국 가결됐다.

"MBC 관리·감독 소홀" VS "법·원칙·절차 무시"

방통위는 권 이사장 해임 사유에 대해 "방문진 이사회 의장으로서 이사회를 대표해 MBC의 경영 성과 등을 적절하게 관리·감독해야 함에도, 과도한 MBC 임원 성과급 인상과 MBC 및 관계사의 경영손실을 방치하는 등 MBC와 관계사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설명했다.

또 "MBC의 부당노동행위를 방치했고, MBC 사장에 대한 부실한 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해태했으며, MBC 사장 선임과정에 대한 부실한 검증 및 방송문화진흥회 임원을 부적정하게 파견해 감사 업무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등 부적절한 이사회 운영으로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했다.

김현 위원은 전체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 이사장 해임이 방통위설치법과 행정절차법, 국가공무원법, 감사원 규정 등을 위반하는 것은 물론 절차와 해임사유 모두 적절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효재 상임위원은 직무대행 신분으로 직권을 남용해 임기가 보장된 네 명의 공영방송 이사를 해임했다”며 “법과 원칙, 절차를 무시한 해임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김현 위원의 이번 행보에 대해 김효재 직무대행은 “사실상 5기 방통위 마지막 회의인데 매우 유감으로 절차에 따라 의사를 표명하고 의결을 행사해야 한다”며 “마지막에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5기 방통위 종료…방문진·KBS 이사회 정치 구도 역전

5기 방통위의 역할은 이날 전체회의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 특히 5기 방통위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낙마 후 여권 추천 위원들은 속전속결로 방문진과 KBS 이사진에 대한 해임 및 해임 건의 절차를 밟으면서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여권 우위로 재편했다.

방통위는 방문진 권 이사장 이외에 김기중 이사를 상대로도 해임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한 청문을 다음달 11일 실시할 예정이다. 해임은 6기 방통위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이날 방문진 검사·감독 결과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방통위는 방문진이 MBC 사장 추천 절차를 부적정하게 처리하고 MBC 감사업무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경영 관리·감독을 소솔히 했다고 주장했다. 또 방통위가 요청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검사·감독을 방해했다고 봤다.

권 이사장에 이어 김 이사가 해임되고 여권 이사로 후임 인선이 이뤄진다면 방문진 이사진 구조는 여권에 유리하게 뒤바뀐다. 방문진은 총 9명으로 구성되는데 임정환 이사가 앞서 자진사퇴하면서 여야 2대 6이 됐으나 결원 자리에 여권 인사가 오면 5대 4로 구도가 바뀐다.

이날 방통위는 KBS 보궐이사로 황근 교수를 추천했다. 남영진 이사장이 최근 해임되면서 공석이 발생한 것. 황 교수는 대통령이 재가하면 임명된다.

KBS 이사회는 총 11명으로 여야 4대 7 구도였다. 그러다 방통위는 해임된 윤석년 이사 후임으로 서기석 전 헌법대법관을 추천했고, 남 이사장에 다음으로 황 교수가 들어오면서 여야 6대 5 구도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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