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가격으로 인하…스파오의 파격
패딩은 경쟁사 대비 절반가격
해외현지서 원재료 직접 수입
국내서 고객 반응 먼저 테스트
"물가 상승에 고객과 고통 분담"
물가 상승과 함께 옷값도 치솟고 있는 가운데 국내 토종 의류 브랜드 스파오가 주요 제품 가격을 오히려 내리거나 동결하기로 했다. 고물가로 힘들어하는 국민과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여러 SPA(제조·유통 일괄화 의류) 브랜드가 제품 가격 상승을 예고한 만큼 스파오의 이 같은 가격 정책이 더 눈길을 끈다.
21일 이랜드그룹과 패션업계에 따르면 스파오는 올해 가을·겨울 대표 상품 중 하나인 발열 내의 '웜테크' 가격을 기존 1만5900원에서 출시 당시(2009년) 가격인 1만2900원으로 인하했다.
이뿐만 아니라 또 다른 대표 상품인 플리스와 울블렌드 스웨터도 기존 가격인 2만9900원과 3만9900원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제품들은 2010년 출시된 이후 13년째 가격이 변하지 않고 있다. 스파오 히트 상품인 패딩점퍼 '푸퍼'도 올해 6만9900원으로 가격이 동결돼 2018년 출시 이후 5년째 변함이 없다.
특히 푸퍼와 플리스는 지난해에도 업계 최저가 수준이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갓성비(God+가성비의 합성어·가성비가 높다는 뜻)'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푸퍼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겨울 아우터 숏패딩 부문 랭킹 1위에 올라 이미 누적 판매 100만장 이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 스파오는 올해 신상품으로 선보이는 경량형 패딩 '라이트 재킷' 가격을 5만99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경쟁사 동일 제품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한 가격이다. 인건비와 원·부자재가가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진 패션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스파오의 이 같은 가격 정책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의류·신발 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7.8% 올랐다. 지난 5월 3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인 8.0%를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이랜드 스파오 측은 "치솟는 물가로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없을까 고민한 끝에 원가 혁신을 이뤄 만든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최운식 이랜드 한중 패션 총괄 대표의 결단이 이를 주도했다.
스파오가 이렇게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현지에서 직접 원·부자재를 수급하고 자체 생산공장을 이용해 품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원단을 직접 가져오는 데다 자체 공장을 통해 생산하니 원가를 최대한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플리스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 담당자가 20곳이 넘는 해외 생산처와 원단 구매처를 접촉해 원가를 맞췄다.
또 스파오는 '2일 5일 생산기법'을 통해 재고 관리를 개선해 이익률을 크게 증가시켰다. 국내 생산기지에서 48시간 동안 의류를 200장 내외 생산해 주요 매장에서 고객 반응을 테스트한 뒤 생산량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테스트 반응이 좋은 제품은 베트남 등 글로벌 생산기지에서 120시간 안에 필요한 물량을 생산해 국내 매장 진열과 판매까지 완료한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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