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 학폭 주장’ 백강현 父 “가해자들로부터 사과 받아. 더는 문제 제기 않겠다”
만 10세 나이에 서울과학고에 입학해 화제를 모았지만 한 학기 만에 자퇴를 결정한 ‘IQ 204’ 천재소년 백강현 군의 아버지가 한 학부모로부터 받은 메일을 공개한 후 “가해자들로부터 사과 전화를 받았고, 이들에 대한 문제 제기는 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백군의 아버지 백모씨는 백군이 학교에서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으며, 특히 팀별(조별) 과제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학교에서 ‘왕따’, ‘언어폭력’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백씨는 21일 오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백군이 자퇴한 서울과학고에서 당한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앞서 ‘선배맘’으로부터 받았다는 메일 갈무리(캡처) 본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상대 측으로부터 “너무나 큰 실수로 큰 상처를 드렸다”라는 내용의 사과 이메일을 받았다고 전했다.
백씨는 이날 영상에서 “강현이가 올해 5월부터 (급우 형들로부터) ‘너가 이 학교에 있는 것은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이라는 말을 일주일에 2∼3번씩 지속적으로 들었다고 한다”면서 “아이가 웃음을 잃고 우울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학교는 특성상 조별 과제가 많은데, 어린 백군과 같은 조가 된 동급생들이 ‘강현이가 있으면 한 사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등 폭언을 하며 백군을 ‘투명인간’ 취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디시인사이드 ‘찐따 갤러리’에 “백강현 X멍청한 XXXX,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XX“라는 게시글이 올라왔었다며, 학교폭력위원회 소집이나 사이버수사대 고발도 검토했지만 교사의 설득으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서울과학고 입학 당시 몸무게가 27kg였던 백군은 급우들의 지속적인 괴롭힘에 현재 22kg까지 줄였다고 밝혔다.
다만, 백씨는 “(학폭) 가해자들로부터 어제 정식으로 사과를 받았고 용서해 주기로 했다”면서 “(가해) 학생에게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라고 밝혔다.
그는 백군이 자퇴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에 관해선 ‘학교 측 대응’을 꼽았다.
백씨는 “(강현이가) 고통 속에서도 학업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팀 과제에서 발표만 강현이가 혼자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하자 ‘한 명 때문에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 강현이가 시스템에 맞춰라’라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버티지 못하면 나가라’는 식의 학교 시스템만 강조하면 애초에 10살 아이를 왜 선발하셨냐. 머리 좋으면 이런 시련도 다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하셨냐”라고 일갈했다.
앞서 백씨는 지난 20일 같은 학교 ‘선배맘’에게 근거 없는 비방과 협박 메일을 받았다며 백군이 당했던 학교 폭력을 폭로하겠다고 예고해 파장이 일었다.
해당 메일에서 자신을 ‘설곽(서울과학고) 선배맘’으로 지칭한 학부모 A씨는 “(백군이) 중간고사 전체 과목 중에 수학 한 문제밖에 못 풀었다 해서 학교 학부모들이 들썩했다. 그래서 ‘곧 자퇴하겠구나. 학교에서 시험도 안 보고 뽑더니 학교가 잘못했네’라는 반응을 모두가 보였다”면서 “그런데 (자퇴 관련) 유튜브 영상과 기사를 접하니 참을 수 없었다. 서울 영재고의 재학생과 졸업생들 이미지를 사실이 아닌 거짓말로 실추시키는 걸 놔둘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튜브에서 ‘문제 푸는 기계가 되기 싫어서 자퇴했다’고 말했던데, 솔직히 전교 꼴등이고 수업을 이해 못 했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최소한 학교 학생들 이미지 떨어뜨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백씨는 “(강현이가) 수학 한 문제만 풀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강현이가 뛰어난 점수를 받지는 못했지만 모든 과목에서 점수가 골고루 잘 나왔다”고 반박했다.
백씨는 “강현이는 공부를 따라가지 못해서 학교를 그만둔 것이 아니라 심각한 학교폭력으로 자퇴하게 된 것”이라며 “경찰 고발 직전까지 가서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학교 측이 조치해 줄 것이라 믿고 경찰 고발과 학폭위 소집을 해제했다”고 주장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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