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역수지도 중국 쇼크... 3개월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듯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기 부진 여파로 8월 1~20일 수출액이 300억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1~20일 기준으로 수출액이 200억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1월 1~20일(282억1500만달러) 이후 31개월 만이다.
관세청은 21일 이달 1~20일 수출이 278억5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33억5500만달러)보다 16.5% 감소했다고 밝혔다.
부동산발(發)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58억6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5% 감소했다. 우리나라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6월부터 14개월 감소(전년 동월 대비)한 데 이어 이번 달에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도 1년 전보다 24.7% 감소하며 1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 경제는 2000년대 이후 부동산 시장 성장에 의존해왔지만, 헝다·비구이위안·완다 등 대형 부동산 업체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로 침체를 겪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가 일본식 장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이 주택 공급을 줄이는 방식의 장기 대책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때문에, 돈이 풀리며 소비가 늘어나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는 없다고 보면 된다”며 “올해 안으로 중국 경제가 살아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1~20일 수입액은 314억2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35억7900만달러)보다 27.9% 줄었다. 무역수지는 35억6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6월과 7월에 각각 11억4600만달러와 16억5200만달러씩 무역수지 흑자를 봤지만, 석 달 만에 무역수지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8월 무역 적자가 불가피하겠지만, 9월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8월은 휴가철이라 수출 물량이 줄었고, 반도체 가격과 유가가 작년보다 낮아 수출 실적이 더욱 부진해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8월에는 계절적인 이유로 수출이 조금 부진하지만, 9월부턴 무역수지가 기조적으로 흑자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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