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 철근이때!"…신축 아파트 '씁쓸' 현수막 문구

경기 평택시의 한 신축 아파트 입구에 걸린 현수막에 철근을 언급한 문구가 적힌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에서 '철근 누락' 사태가 빚어진 가운데 최근 신축 아파트에 붙은 현수막 문구가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2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신축 아파트 입주 환영 현수막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모 신축 아파트 현수막을 촬영한 사진이 여러 장 게시됐다.

사진을 보면 경기 평택시의 한 신축 아파트 입구에 걸린 현수막에 "여기 어때? 철근 이때(있대)!" "철근 있는 아파트 입주를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경기 평택시의 한 신축 아파트 입구에 걸린 현수막에 철근을 언급한 문구가 적힌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 현수막의 하단에는 "뼈있는 아파트" "철근 있어요" 같은 해시태그를 작은 글자로 썼다.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철근 있는 게 자랑인 나라" "당연해야 하는 것에 프리미엄이 붙는 나라" "정상이 비정상적인 대우를 받는다"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을 있다고 환영해야 하는 세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철근 누락 문제는 지난 4월 인천 검단 신도시에서 발생한 지하 주차장 지붕 붕괴 사고로 드러났다. 해당 아파트는 LH 시행 GS건설이 시공을 맡았으며 보 없이 기둥으로 지붕을 받치는 무량판 공법에 의해 철근(전단보강근)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무량판 구조를 적용해 발주한 아파트 91개 단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남양주 공공분양 주택을 포함해 LH가 발주한 15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