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아니었다…1년간 美 아동·청소년 4752명 사망케 한 1위는

미국 총기사고로 사망한
어린이·청소년 역대 최대
80% 이상이 19세이하 남
흑인 비율은 67% 넘어

지난 2021년 미국에서 아동 및 청소년 4752명이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 출처 = AP, 연합뉴스]

2년 전 미국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어린이와 청소년의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1일(현지시간) NBC 방송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를 인용해 지난 2021년 미국에서 어린이 4752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총기사건은 교통사고와 약물 남용, 암을 모두 제치고 2년 연속 아동·청소년 사망 원인 1위를 기록했다.

이번 통계치는 한 해 전 총에 맞아 사망한 아동·청소년 수(4300여명)보다 9%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2018년과 견주면 무려 42% 급증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급증 원인이 코로나19 방역규제로 재택시간이 늘어난 데 있다고 분석하고 이듬해에는 감소할 것을 예상했다. 그러나 이 예상을 깨고 총에 맞아 숨진 아동·청소년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1년 총기 관련 사망자 중 80% 이상이 19세 이하 남성이었다. 특히 15~19세 사이 청소년이 총기 관련 사망 사건의 82.6%를 차지했다.

같은 해 총기로 인한 아동·청소년 사망자 중 64.3%는 살인이었고 29.9%는 자살이었다. 나머지 3.5%는 의도하지 않은 부상이었다.

인종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총기 관련 살인 사건 중 흑인 아동·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율이 67.3%에 달했다. 이 비율은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총기 관련 자살 사건의 경우 백인 아동·청소년이 78.4%를 차지했다.

뉴욕 노스웰헬스 병원의 체던 사티야 소아외과 의사는 “이는 미국의 주요 공중 보건 위기 중 하나”라며 “구조적 불평등과 인종 차별, 보건의 사회적 결정 요인, 식량 불안정성 등이 총기를 포함한 모든 폭력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들어서도 아동·청소년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캘리포니아주에서는 3세 아이가 실수로 1세인 동생을 총으로 쏴 사망하게 하는 일이 있었다. 올해 3월에도 인디애나주에서 생후 16개월 아기가 다섯살짜리 가족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