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교권 무너지면 학생들 지킬 수 없다
지난달 서이초 사건 이후, 전국에서 교사들의 교권 침해 사례에 대한 외침이 잇따르면서 그동안 외면당했던 교권 추락의 진상이 드러나고 있다. 필자 역시 교육 현장에 몸담았던 지난 10년여의 교사 시절 교실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들에게 가위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고 해당 학부모에게 "가정에서도 지도를 부탁드린다"는 말을 했다가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모함하는데 증거는 가지고 있는지"를 물으며 교장실로 쫓아온 일 등 직접 보고, 겪었던 경험이 기억을 스쳤다.
교권 추락의 극단에 직면한 교사들로서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그저 나의 이야기 혹은 바로 옆 반 동료의 고충이기에 전국 모든 교원단체와 선생님들은 한마음으로 참담한 심정을 토로한다. 교사가 일부 학부모의 부당한 교권 침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거나 교실에서 문제 학생을 훈육할 수 있는 어떠한 권한도 갖지 못한 사이에 나머지 학생들이 학습권을 박탈당한 채로 방치되는 잘못된 상황은 어디부터 바로잡아야 할까.
교권 침해는 일부 몰상식한 학부모의 문제인 것처럼 지적되기도 하나 결국은 이를 관망하는 제도가 보다 직접적인 문제로 거론되어야 한다. 현장에서 무분별하게 접수되고 있는 교사에 대한 수많은 정서적 아동학대 고소에 대하여, 무엇이 정서적 학대행위인지를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다면 적어도 교육부·시도교육청 차원에서 교사가 문제 학생들을 훈육할 수 있는 정당한 훈육행위의 범위와 지침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또 현재는 단위학교에서 열리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진행의 수월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지역 교육청으로 이관하는 방안 그리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공무집행방해나 교사에 대한 무고 및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학부모의 책임을 더욱 엄중하게 묻는 방안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결국 현장의 교육활동 침해 현상에 대한 진단과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게을리한 교육당국과 교육의 최전선에서 교권 붕괴의 참담한 현실을 외면한 일부 관리자들, 그리고 이를 틈타 교사를 자신의 화풀이 대상으로 전락시킨 일부 학부모들의 철저한 반성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나현경 법무법인 오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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