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익숙해진 기업들…그나마 반도체는 반등 기대했다
[파이낸셜뉴스] 기업들이 느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18개월 연속 기준치를 하회하며 경기 하강 우려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제조업 부문은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실물지표 호전에 따른 심리적 반등세가 뚜렷해 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 부문은 두 달 연속 상승해 지난 5월 저점을 찍은 뒤 회복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효과, 인공지능(AI) 성장에 따른 고성능 칩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반도체 재고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종별 전망은 제조업(91.8)과 비제조업(95.2) 모두 기준선을 밑돌았다.
그러나 제조업은 98.9로, 전월 대비 7.1p 상승해 2022년 3월(104.5) 이래 1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최근 재고율 하락 등 실물지표 호전으로 제조업 기업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조업 세부 산업별로 △식음료 및 담배(121.1)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3.3) △목재·가구 및 종이(112.5)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106.7) 4개 업종이 기준선을 상회했다. 지난달 제조업에서 기준선을 초과한 업종이 전무한 것과 비교해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제조업 경기가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는 두 달 연속 기준선인 100.0을 기록했다. 전자·통신장비 업종은 올해 5월(72.2) 저점을 찍은 후 지난달 11개월 만에 기준선에 복귀한 바 있다.
경기 부진과 과잉 재고에 시름해온 반도체 산업은 감산 효과 본격화, AI 관련 제품에 탑재되는 칩 수요 확대 등에 하반기 업황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세계 반도체 매출이 1245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4.7% 증가했다. 특히 6월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415억달러로 전달과 비교해 1.7% 확대돼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여가·숙박 및 외식(100.0)은 기준선에 걸쳤지만, 휴가시즌 종료와 음식점 소비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최대 낙폭(-23.1p)을 보였다. 이외 △건설(87.2) △전기·가스·수도(94.1) △도·소매(94.1) △정보통신(94.1) 등 4개 업종 경기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9월 조사부문별 BSI는 △자금사정(91.1) △채산성(91.1) △투자(93.3) △고용(95.8) △수출(96.7) △내수(99.2) △재고(106.1)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재고전망이 기준선보다 높으면 재고과잉이라는 의미다.
내수·수출·투자는 2022년 7월부터 15개월 연속 동시에 부진했다. 내수·수출·투자의 15개월 연속 동반 부진은 2021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우리 경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제 불안정 심화, 고환율·고유가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기업 심리 안정을 위해 정부는 규제 혁신과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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