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 증원 대신 장애학생 묶어두는 ‘결박 의자’ 재등장?

한겨레 2023. 8. 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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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교육부가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을 발표했다.

전국에 걸쳐 장애 학생에에게 결박 의자가 때때로 사용되고 있었다.

장애인 친구가 의자에 결박당해 있는 모습을 비장애 학생들이 본 것이다.

통합교육 안에선 결박 의자의 존재조차 모르는 특수교사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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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교육: 장애 & 비장애 함께 살기]장애 & 비장애 함께 살기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7일 교육부가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을 발표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최악의 고시안’이라고 생각한다. 고시안 제4장(특수교육대상자의 생활지도) 4항 때문이다.

4장4항에선 장애 학생이 자신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보호장구를 착용할 수 있다고 명했다. 자칫하면 오래전 사회적 문제가 된 뒤 사라졌던 ‘결박 의자’가 다시 재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드는 대목이다.

2018년 일이다.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의 엄마가 담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학생이 교실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니 어머니 동의를 받아 의자에 묶어놔도 되느냐는 전화였다. 담임은 “학생 말고도 학교에서 4~5명이 그 의자를 사용해요”라고 말했다.

이 사례를 접하고 크게 놀란 난, 결박 의자에 대해 취재를 시작했다. 전국에 걸쳐 장애 학생에에게 결박 의자가 때때로 사용되고 있었다. 눈에 띄는 건 통합교육 안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는 것. 지역을 막론하고 특수학교 안에서만 결박 의자가 사용되고 있었다.

심지어 한 특수교사는 “결박 의자가 없으면 점심시간에 애들 양치를 시킬 수 없다”고 했다. 여학생들을 데리고 화장실에 가기 위해선 어수선한 남학생을 의자에 묶어놔야 한다고. 오히려 내게 물었다. 그 의자를 사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여학생들 양치질을 시키냐고.

만약 이런 일이 통합교육 안에서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 장애인 친구가 의자에 결박당해 있는 모습을 비장애 학생들이 본 것이다. 학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짐작하는 대로다. 그래서일까. 통합교육 안에선 결박 의자의 존재조차 모르는 특수교사가 많았다.

당시 결박 의자가 도마에 오르면서 많은 특수학교에서 결박 의자가 사라졌다. 의료 목적이 아닌 이유로 학생에게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건 인권적으로 큰 문제가 될 사안이었기에 교육부 특수교육지원과도 단속에 나섰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5년 만에 교육부가 시계를 과거로 되돌렸다.

궁금하다. 교육부가 말하는 ‘보호장구’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혹 장애 학생이 머리를 박으며 자해하면 다치지 말라고 푹신푹신한 곰돌이 모자라도 씌워준다는 뜻일까. 아니면 영화 ‘양들의 침묵’에 나왔던 살인자처럼 팔이 긴 옷을 입혀 손을 사용하지 못하게 뒤로 묶어두겠다는 뜻일까.

그리고 또 궁금하다. 교육부는 대체 왜 이런 발상을 하는 것일까. 특수교육 현장에서의 교권 보호와 학습권 보호를 위해선 지원인력이 충원되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돈이 드니 사람 대신 보호장구 쫙 깔아서 입을 씻겠다는 뜻일까.

장애 학생이 자신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엔 지원 인력과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학생과 교사, 반 구성원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어른이 관리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묶여 있어야 할 미성년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법이다.

류승연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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