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I용 D램 신제품 ‘HBM3E’ 엔비디아에 샘플 공급 개시

구교형 기자 2023. 8. 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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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HD급 영화 230편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
반도체 불황 속 고성능 제품 실적 반등 노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인공지능(AI)용 초고성능 D램 신제품 ‘HBM3E’ 이미지.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생성형 인공지능(AI)에 특화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성공했다. 반도체 불황 속에서 고성능 제품을 앞세워 실적 반등을 노리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가 AI용 초고성능 D램 신제품 ‘HBM3E’ 개발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성능 검증 절차를 위해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샘플도 공급하기 시작했다. 검증을 마치는대로 내년 상반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4세대 제품인 HBM3를 2021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50% 상당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를 독점적으로 양산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성능이 구현된 HBM3E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며 “내년 상반기부터 HBM3E 양산에 들어가 AI용 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HBM3E는 초당 최대 1.15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풀HD급 영화 230편 이상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이번 신제품에는 ‘어드밴스드 MR-MUF’ 최신 기술도 적용해 제품의 열 방출 성능을 기존 대비 10% 향상시켰다. MR-MUF 공정은 반도체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것을 말한다.

HBM3E는 하위 호환성도 갖춰 HBM3를 염두에 두고 구성한 시스템에서도 설계나 구조 변경 없이 신제품을 적용할 수 있다.

이안 벅 엔비디아 하이퍼스케일·HPC 담당 부사장은 “엔비디아는 최선단 가속 컴퓨팅 솔루션용 HBM을 위해 SK하이닉스와 오랜 기간 협력을 지속해왔다”며 “앞으로도 차세대 AI 컴퓨팅을 선보이고자 HBM3E 분야에서 양사 간 협업이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성수 SK하이닉스 D램상품기획담당 부사장은 “HBM3E를 통해 AI 기술 발전과 함께 각광받는 HBM 시장에서 제품 라인업의 완성도를 높이며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게 됐다”며 “앞으로 고부가 제품인 HBM 공급 비중이 계속 높아져 경영실적 반등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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