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바가지 잡기’ 본격 나서

김승우 서울행복플러스 취재팀 2023. 8. 21. 16: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구, 대대적인 점검··· 10월부터 가격표시 의무화
상인들도 자정 노력··· 자발적 판매가 명시 나서
서울시와 중구, 경찰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서 노점을 대상으로 제3자 영업행위, 가격표시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 /중구

서울 명동에 관광객이 다시 몰리면서 ‘바가지 물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구는 상가 점검과 가격표시제 등으로 물가 잡기에 나선 한편 상인들은 자발적으로 판매가를 인하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서울 외국인 관광객이 1월 33만명에서 6월 73만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하면서 명동 일대 노점이 바가지를 씌운다는 지적이 나왔다. 어묵 꼬치 1개 2000원, 군만두 3개 5000원, 오징어구이 1개가 1만2000원에 달하고, 화장품 등 일부 묶음 상품에 가격을 표시하지 않고 낱개 구매보다 높여 파는 ‘꼼수’ 등도 문제가 됐다.

이에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는 지난달 19일 구청 체육관광과를 중심으로 8개 부서와 명동관광특구협의회, 명동상인회 등과 ‘명동관광개선추진단’을 구성했다. 중구는 먼저 서울시와 남대문경찰서 등의 인력 지원을 받아 대대적인 불법행위 점검에 나섰다. 추진단장을 맡은 위상복(58) 중구청 행정관리국장은 “7월부터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거리가게 359곳, 가판대 23곳 등을 매일 점검 중”이라며 “위반 행위가 드러나면 벌점 부과나 영업정지 등 행정 처분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10월부터는 명동 지역을 가격표시 의무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중구가 추진하는 ‘가격표시제’는 사전에 물품을 얼마에 팔 것인지 알 수 있도록 메뉴판 등을 만들어 표시하는 제도. 노점상들에 가격을 낮추라고 강제할 권한은 없지만 최소한 관광객 등에 ‘부르는 게 값’ 식으로 가격을 높여 부르는 건 막겠다는 취지다. 위 단장은 “정가를 확실히 표시해 이용자들이 가격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인들도 바가지 요금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격표시제가 본격 시행되기 전이지만 현재 모든 명동 노점상이 자발적으로 판매가를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군만두, 핫바, 회오리감자, 붕어빵, 오징어구이 등 5개 품목은 가격을 15~20% 인하했다. 명동 노점상인 연합회인 명동상인복지회 이강수(50) 총무는 “5개 품목 가격을 낮출 당시 총 21개 매대가 해당 상품을 취급하고 있었다”며 “각 점주를 모두 만나 가격 인하에 동참할 것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 총무는 “앞으로 가격을 마음대로 높여 부르는 점포가 나온다면 퇴출까지 고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정부가 6년여만에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유커) 성지’였던 명동이 기대감에 부풀고 있다. 중구는 관광객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명동이 ‘바가지 상권’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도록 8월까지 특별점검과 환경정비 등을 이어가면서 10월에는 가격표시제를 안착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연말 맥주축제 등 각종 야외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상인회측 역시 “바가지 요금을 자체적으로 근절하면서 명동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