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600 삼륜트럭’·‘브리사 택시’ 아시나요…KIA, 79년 역사 되짚으며 복원모델 공개
자전거를 만들던 기아가 자동차 기술을 익힌 건 삼륜차부터였다. 1960년대 초부터 일본의 동양공업(현 마쓰다)과의 기술 협력으로 삼륜 트럭을 출시했다. 특히 1969년에 생산한 삼륜 트럭 T-600은 경형인데도 적재 용량이 커 개인 용달업자, 소규모 운송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좁은 골목길이나 산동네에서 연탄·쌀 배달 등에 주로 활용됐다.
기아는 T-600 등 삼륜차의 인기 덕분에 1973년 경기 광명 소하리에 자동차 공장을 지을 수 있었다. 1974년 소하리 공장에서 나온 최초의 승용차가 ‘브리사’다.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주인공(송강호분)이 운행한 택시로 유명한 차다. 브리사는 일본 마쓰다 플랫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나, 부품 국산화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출시 2년 만인 1976년에 약 90%의 국산화율을 달성했다고 기아는 설명했다.
기아가 자동차 사업 초기에 생산했던 이들 차량을 복원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아는 이날부터 내년 5월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 있는 브랜드 체험 공간 ‘Kia360’에서 기아의 시초가 됐던 삼륜차 T-600과 기아 최초의 후륜구동 승용차 브리사의 복원 모델을 전시한다.
기아는 연구소에 보관돼 있던 T-600과 브리사를 활용, 두 차량의 과거 사진과 출시 카탈로그 등을 참고해 내·외장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기아는 “대한민국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며 발전시켜온 고유의 헤리티지(유산)를 선보이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1944년 경성정공으로 시작해 1952년 기아산업, 1990년 기아자동차, 2021년 기아로 이름을 바꾸며 현재 국내 2위 자동차 브랜드로 성장했다.
앞서 현대차도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포니 쿠페 콘셉트’를 49년만에 복원해 지난 5월 공개한 바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7월 공개한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시험 차량)인 ‘N 비전 74’은 포니 쿠페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이번 전시는 별도 예약 없이 관람 가능하며, 도슨트 투어는 현장 접수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기아 관계자는 “79년이라는 시간 동안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고객과 함께해 온 여정을 되돌아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이번 헤리티지 전시를 준비했다”며 “기아의 독자적인 브랜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헤리티지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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