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YTN 형사고소-손배소에 쏟아지는 비판 "위험한 언론관"

SBS 기자 "방통위원장으로서 손배소 적절한가" 국민의힘 "설명해도 사실과 다른 보도"
이준석 "사진 실수 인정해도 3억 소송, 의아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8월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참석했다. 사진=김용욱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부인의 인사청탁 대가 금품수수 후 반납 의혹 보도를 한 YTN에 형사고소와 5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하겠다고 밝히자 언론계와 정치권에서도 “위험한 언론관”이라며 반발했다.

청와대 대변인과 국민소통수석을 지내 이동관 후보자와 비슷한 이력을 가진 박수현 전 청와대 소통수석은 21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같이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18일 YTN이 <'이동관 부인 인사청탁' 당사자 “2천만 원 한참 뒤 돌려받아”>, <“두 달 지나 돌려받아”… '청탁 실패' 이후 시점 주목> 보도에 대해 방통위 정책홍보팀을 통해 배포한 입장 자료에서 YTN 사장 국장 부장 기자 등에 5억원의 손배소와 형사고소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인사청문회가 한창 진행 중에 있어 후보자가 취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틈을 이용해, 범죄 전력자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믿고 악의적 보도를 수차례 이어간 것은 YTN이 언론의 본령을 이탈한 사회적 흉기를 자처한 것인 만큼, 특정 진영의 사주 여부 및 정언유착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함께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박수현 전 수석은 이를 두고 “이 문제가 손해 배상을 청구할 문제인가. 이동관 후보자의 언론관을 볼 수 있는 지점”이라며 “이동관 후보자 같은 공직자는 명예훼손에 그렇게 쉽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 얼마든지 언론중재위원회를 활용할 수도 있고 또 일반인과 달리 보도자료 등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는 충분한 채널을 가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박 전 수석은 “이 문제를 바로 형사(고소와) 손배소를 한다고 한 데 대해 이분이 도대체 청와대에서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했고, 방통위원장을 하려고 하는 분의 언론관으로서는 대단히 위험하다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21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YTN에 형사고소와 5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위험한 언론관이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KBS 최강시사 영상 갈무리

박 전 수석은 이 후보가 '특정 진영과의 사주', '정언유착'이라고 한 부분을 두고 “정부 여당을 비판하고 감시 견제하는 것이 언론의 기본 역할인데, 정부 비판 기사를 쓰면 특정 진영, 야당의 사주에 의했다거나 정언유착이라고 보는 시각을 가지고 있는 분이 방통위원장으로서 적합한가”라며 “솔직한 이야기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비판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사건의 쟁점과 누가 거짓말을 누가 하는지에 대해 고소고발을 통해 검증될 것이라고 밝혔다. YTN 보도 내용과 관련해 돈 전달자는 두 달 뒤에 받았다는 것이고 이동관씨와 배우자는 바로 돌려줬다는 게 쟁점이다. 조 의원은 돈 전달자가 아닌 인사청탁을 한 당사자와 이동관 후보가 만난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니 (후보자) 본인은 없다고 했으나 판결문에는 인사청탁 당사자가 이동관씨를 만나서 인사청탁 과정에 대해서 물어봤다고 적시돼 있다는 점을 들어 “판결문에 있는 어떤 부분은 인정하고 어떤 부분은 부인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돈을 전달하고 돌려받았다고 하는 분이 '이력서를 전달한 지 두 달 만에 배우자한테 돈을 줬고 그 뒤로 두 달 만에 돈을 다시 돌려받았다'는 내용(YTN 보도)과 '즉시 돌려줬다'는 내용(판결문 및 이 후보자 입장)이 충돌”된다며 “고소 고발을 하면 검증이 될 것이고, 누가 거짓말하는지는 확인이 될 것이라 본다”고 분석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방송에 출연해 “본인은 인사청탁 받은 것을 인지했을 때 바로 돌려주라 해서 그 다음 날인가 그 날인가 바로 돌려준 걸로 아는데, '두 달 후에 했다'니까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자기의 권익 보호 차원에서 충분히 이야기했을 것”이라며 “YTN에서 전혀 다른 사건에 이동관 후보자의 초상이 나가는 이런 것까지 여러 가지가 작용돼서 고소를 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위권 차원이라는 거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그렇죠. 그 판단은 또 법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21일 오전 국회 본관 228실 앞에서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가진 백브리핑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YTN 억대 손배소 방침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에 대한 의견을 묻는 SBS 기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언론사 기자도 국민의힘에 이 같은 손배소 제기가 적절하느냐는 문제제기성 질의를 하기도 했다. SBS 기자는 21일 오전 국민의힘 최고위원희외 후 백브리핑에서 '이동관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보도에 대해 수억원대의 손배소를 제기하고 있는데, 방통위원장 후보자로서 적절한가라는 지적이 있다'고 질의했다. 이에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적절성 여부에 대해서 수석대변인으로서 말씀드리는 것 적절치는 않은 것 같다”면서도 “다만 이동관 후보가 여러 가지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는 수차례 사실관계 석명을 했음에도 본인의 설명과 사실에 반하는 보도가 계속되기 때문에 그런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나 싶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후보자 초상이 다른 보도에 나갔다는 이유로 3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한 것을 두고 “사진 잘못 썼다는 건데 예전에 SBS 등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을 희화화해 합성된 이미지가 나간 일이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누가 과도한 손해배상을 물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이번에 YTN에서 만약에 이거를 의도적으로 했다는 게 확실하고 '우리는 모른다, 배 째라'는 것도 아니고, 본인들도 실수를 인정하고 있는데 이렇게 가는 건 좀 의아하기는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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