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억8천만원…사교육 업체 결탁해 돈 번 교사 최소 29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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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한 사립고의 수학 교사 ㄱ씨는 2018년 8월부터 지난 7월까지 5년 동안 사교육 업체의 모의고사 출제에 참여했다.
ㄱ씨가 모의고사 문항을 제공한 기관은 사교육 업체와 그 부설 연구소까지 합해 7곳, 그 사이 벌어들인 돈이 모두 4억8526만원에 이른다.
5년간 대형 학원과 계약을 맺고 모의고사 문항을 제공하는 등의 형태로 사교육 업체로부터 받은 돈이 5000만원 이상인 교사만 45명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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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한 사립고의 수학 교사 ㄱ씨는 2018년 8월부터 지난 7월까지 5년 동안 사교육 업체의 모의고사 출제에 참여했다. ㄱ씨가 모의고사 문항을 제공한 기관은 사교육 업체와 그 부설 연구소까지 합해 7곳, 그 사이 벌어들인 돈이 모두 4억8526만원에 이른다. ㄱ씨의 이런 활동은 학교의 겸직 허가 없이 이뤄졌다.
✅서울 공립고 지리 교사인 ㄴ씨는 모의고사 문항을 제공하거나 문제 검토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사교육 업체의 일을 도왔다. 그는 2018년 8월부터 지난 6월까지 업체 5곳에서 3억55만원을 받았다. ㄴ씨 역시 학교로부터 별다른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수익을 올렸다.
교육부는 21일 “사교육 업체와 연계된 현직 교사의 영리행위에 대해 자진신고를 받은 결과 전국 초·중·고교 교사 297명이 신고를 접수했다”며 “1명이 여러 건을 신고하기도 해 건수로는 총 768건”이라고 밝혔다. ㄱ씨나 ㄴ씨처럼 대형학원으로부터 수억원의 거액을 받은 사례도 여러 건 포함됐다. 유형 별로는 모의고사 출제 537건, 교재 제작 92건, 강의·컨설팅 92건, 기타 47건 등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14일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통해 2018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사교육 업체 관련 영리 행위 자진신고를 받았다. 교사와 사교육 업체 간 유착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에서다. 5년간 대형 학원과 계약을 맺고 모의고사 문항을 제공하는 등의 형태로 사교육 업체로부터 받은 돈이 5000만원 이상인 교사만 45명에 이르렀다. 다만 교육부는 이들로부터 문항을 제공 받은 학원이 어딘지는 밝히지 않았다.
국가공무원법과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교사는 다른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학교장으로부터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자진신고 절반 이상인 188명은 겸직 허가가 없었다. 건수로는 341건이다. 공·사립 교사 모두 이 조항을 적용받는다.
교육부는 자진신고 접수 건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비위 정도와 겸직 허가 여부, 겸직 허가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엄중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교원의 경우 국가공무원법과 국가공무원 복무 규정 위반으로 징계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겸직 허가를 받았어도 사교육 업체에 문항을 제공한 행위가 교사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면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고의나 중과실이 있을 경우 파면·해임까지도 가능하다.
형사 처벌도 이뤄질 수 있다. 교육부는 사교육 업체로부터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받은 교원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리 행위를 한 교원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모의평가 출제 경험이 있다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출제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수백명의 교사가 스스로 영리행위를 신고한 것은 최근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사교육 이권 카르텔’ 관련 조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지난 6월28일 메가스터디, 시대인재, 종로학원, 유웨이 등 서울 대형 학원들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벌인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자진신고를 안 한 채로 나중에 위반 사항이 드러나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인식도 있었던 것 같다”며 “이미 학원을 대상으로 (국세청 세무조사 등을 통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교사들 스스로 ‘빠져나갈 수 없다’고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자진신고를 하지 않은 교원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감사원과 함께 관련 조사·감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에 교원 겸직 허가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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