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에 원·달러 환율 9개월 만에 최고치…코스피 상승폭 제한
코스피, 중국증시 하락에 0.17% 소폭 상승 마감
중국 인민은행의 대출금리 인하 여파로 위안화 약세, 달러 강세가 심화되자 원·달러 환율이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지점에서 마감했다. 대출금리 인하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실망한 중화권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고, 코스피도 덩달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전거래일 종가보다 4.3원 오른 달러당 134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23일(1351.8원) 이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42.8원까지 오르며 연고점(1343.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하면서 중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벌어지자 위안화 약세가 가속화한 것이 원·달러 환율도 끌어올렸다. 이날 역외 위안·달러 환율은 달러당 7.3위안을 밑돌다가 인민은행의 LPR 인하 발표 이후 상승해 7.3위안을 넘어선 지점에서 거래됐다.
다만 인민은행의 LPR 인하폭은 경기부양책을 기대하던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규모였다.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을 연 3.45%로 0.1%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이 큰 5년 만기 LPR은 연 4.2%로 동결했다. 1년과 5년 만기 LPR 모두 0.1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인민은행의 부양정책 실행이 예상보다 신중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예상보다 약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날 중화권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상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8.97포인트(1.24%) 하락한 3092.98에 거래를 마쳤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327.56포인트(1.82%) 떨어진 1만7623.29에 거래를 마쳤다.
중화권 증시의 하락에 코스피도 상승폭을 되돌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4.30포인트(0.17%) 오른 2508.8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전장보다 2524.41까지 올랐지만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코스닥지수는 2차전지주의 상승세에 전장보다 11.39포인트(1.30%) 오른 888.71로 장을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미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최근 하락세 지속에 따른 반발 매수세 유입에 상승 출발했다”며 “하지만 중화권 증시 개장을 기점으로 상승폭 일부 축소하며 제한적 등락 반복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LPR 결정에 부양 강도에 대한 실망감이 유입되어 중화권과 국내 증시도 모두 상단이 제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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