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큰소리 나길래 달려갔다”… 한밤중 마약범 검거 도운 20대 대학생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마을에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출동해 마약사범을 검거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당시 수사관 3명이 출동했지만 수십분째 검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장에 뛰어들어 온몸으로 범인을 제압한 ‘20대 남자 대학생’이 있었다.
그는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재학 중인 박모(26)씨다. 박씨는 이날 오후 10시 45분쯤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에 가던 길, 사람들끼리 크게 싸우는 소리가 들려서 갔다가 현장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는 “수사관 3명이 자신들보다 덩치가 2배 커 보이는 범인 한 명을 제압하고 있었다”며 “수사관들도 힘이 풀렸는지 범인에게 끌려다니고 있었다”고 했다.
당시 수사관들은 박씨에게 공무원증을 던지며 ‘검찰 수사관’이라고 소개한 뒤,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박씨는 오후 10시 47분쯤 경찰에 신고한 후 몸을 던져 검거를 도왔다. 그는 “범인의 덩치가 크고 힘이 세, 바로 눕히거나 제압이 되지 않았다”며 “행인 1~2명에게 큰 소리로 도와달라 요청했다”고 했다.
박씨는 범인의 어깨와 상체를 팔다리로 힘껏 누르면서도, 범인의 팔을 세게 끌어당겨 양손에 수갑을 채우려 했다. 그 과정에서 범인이 심하게 저항한 탓에 다칠 위험도 있었다. 시민 한 명은 범인의 머리채를 잡았다고 한다. 수사관들은 범인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하체를 붙잡아두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에 신고한 지 7분이 지난 오후 10시 54분이 돼서야 범인은 검거됐다.
이날 경찰과 소방당국도 현장에 출동했지만, 처음 이를 발견한 박씨와 시민들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박씨는 “정신없는 상황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었다”며 “집 가까운 곳에서 이런 일을 경험하니 무섭고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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