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빠져"… 러, 카타르·튀르키예와 새 곡물협정 추진

윤세미 기자 2023. 8. 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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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흑해곡물협정을 일방적으로 탈퇴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빼고 카타르·튀르키예와 새 곡물 수출 협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자치국인 타타르스탄의 루스탐 민니하노프 수장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및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과 새 곡물수출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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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BBNews=뉴스1

지난달 흑해곡물협정을 일방적으로 탈퇴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빼고 카타르·튀르키예와 새 곡물 수출 협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자치국인 타타르스탄의 루스탐 민니하노프 수장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및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과 새 곡물수출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튀르키예를 화물선 운영국으로, 카타르를 재정 보증국으로 이용한다는 구상이다.

민니하노프 수장은 이날 헝가리 독립 기념행사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해 미국의 제재 대상이지만 유럽연합(EU)의 제재는 받지 않는다.

종전 튀르키예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체결한 흑해곡물협정은 지난달 러시아가 협정 연장을 거부해 깨진 상태다. 러시아는 흑해에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송선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약속도 폐기했다. 이후 밀, 옥수수, 해바라기유 등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흑해 항로를 통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공급되지 못하면서 국제 식료품 가격이 들썩이고 세계 식량 위기가 고조됐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곡물 수확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이웃 국가들과 대체 경로를 통해 곡물 수출을 늘리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다뉴브강이 대체 경로 중 하나로 떠올랐지만 러시아가 지난주 우크라이나 내 다뉴브강변 항구 두 곳을 폭격하면서 이곳을 통해 수출을 늘리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탈퇴로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농작물 수출이 직전월 대비 3분의 1 줄었다며, 흑해협정 탈퇴 후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을 마비시키려는 러시아의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새 곡물수출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제외되면 점령지에서 러시아의 곡물 약탈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의 새 곡물수출협상이 서방의 반러 연대의 약한 고리로 꼽히는 헝가리에서 열린다고 지적했다. 헝가리의 온 오르반 총리는 친러파로 분류되며 EU의 대러 제재를 반대해왔다. 그는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지도자로서는 유일하게 지난해 모스크바를 방문한 바 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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