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여성안심귀갓길 없앴다”더니…이름만 바꿔 ‘과대포장’

최인호 관악구의원(왼쪽)과 최 구의원이 자신의 유튜브에 “여성안심귀갓길을 폐지했다”고 홍보한 장면. 관악구의회 누리집, 최인호 유튜브 계정 갈무리

국민의힘 소속 최인호 관악구의원이 지난해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서 “한국 최초 여성안심귀갓길 전면 폐지”를 이뤄냈다고 주장했지만 ‘한겨레’ 취재 결과 허위·과장 홍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의 지적때문에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이 여성가족과에서 도시계획과로 이관된 건 맞지만, 예산의 사용처는 애초 편성 내용과 같았던 것이다. 관악구는 “여성 안전 정책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21일 관악구 관계자는 최인호 구의원이 지난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문제삼았던 ‘여성안심귀갓길’ 예산 7400만원과 관련해 “당초 (사업을) 하려고 했던 여성안심귀갓길 신규 3개소에 ‘솔라표지병’(태양광을 이용한 바닥표지등)을 설치하는 데 썼다”라며 “(최 의원이) 여성안심귀갓길을 폐지했다고 하는 건 자신의 실적을 과대 포장해서 잘못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안심귀갓길은 동 주민센터, 경찰서 등과 함께 우범지대를 추려 선정하는 것으로, 이를 해제하는 것도 관할 경찰서와 협의가 필요하다. 관악구는 기존 11곳에 더해 3곳을 추가 지정하기 위해 표지등과 조명 설치에 필요한 예산 7400만원을 지난해 편성했다. 최 구의원의 지적 때문에 해당 예산이 도시계획과 ‘안심골목길’ 사업에 포함됐지만, 실제론 계획했던 여성안심귀갓길 구역에 쓰였다. “폐지됐다”는 최 구의원의 주장과 달리 그의 지적 때문에 여성안심귀갓길 지정이 해제된 구역도 없다.

관악구는 2019년 30대 남성이 한 여성의 집에 침입하려 한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이 발생한 뒤 계속 여성 안전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관악구 관계자는 “여성친화정책을 꾸준히 펼치며 범죄율도 줄어왔다”라며 “(‘여성 안전’이란) 목표가 있어 내년에도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악구의회 누리집에는 21일 오후 현재 최 구의원 사퇴 촉구글이 1600건 가까이 올라온 상태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