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공격은 러시아 공격"…러 대사, 푸틴 발언 재확인

주벨라루스 러시아 대사, 푸틴 입장 재언급
푸틴, 지난달 같은 태도 천명…핵 사용 암시도
폴란드 등 EU·나토 회원국과 갈등 의식한 듯

[모스크바=AP/뉴시스] 보리스 그리즐로프 주벨라루스 러시아 대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벨라루스를 향한 공격이 발생하면 자국 공격으로 간주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경고했다고 20일(현지시간) RT가 보도했다. 사진은 그리즐로프 대사가 지난 5월17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샤르헤이 알레이니크 벨라루스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하는 모습. 2023.08.21.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보리스 그리즐로프 주벨라루스 러시아 대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벨라루스를 향한 공격이 발생하면 자국 공격으로 간주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경고했다고 20일(현지시간) RT가 보도했다.

지난달에도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 공격은 러시아 연방을 향한 공격을 의미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공격으로부터 벨라루스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가용 수단을 쓰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그리즐로프 대사는 벨라루스 STV방송을 통해 "러시아는 벨라루스를 상대로 한 어떠한 공격도 자국 침략으로 간주하고 모든 군사력을 동원해 보복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주요 동맹국을 향한 잠재적 공격에 보복하기 위해 보유한 모든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며 "이 경우 러시아 연방 군사 교리는 모든 무기를 동원한 대응을 수반한다"고 천명했다. 사실상 벨라루스를 공격하면 러시아가 핵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압박을 가한 셈이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로 러시아는 벨라루스와 군사 협력을 강화했다. 올해 초 벨라루스는 서방 세계의 공격적인 정책이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러시아에 핵무기 재배치를 반복적으로 요청했다. 러시아는 지난 6월 보유 핵무기 일부를 벨라루스로 이전했다.

[쿠즈니체(폴란드)=AP/뉴시스] 보리스 그리즐로프 주벨라루스 러시아 대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벨라루스를 향한 공격이 발생하면 자국 공격으로 간주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경고했다고 20일(현지시간) RT가 보도했다. 사진은 폴란드 국경수비대가 지난해 6월30일 폴란드 쿠즈니체 인근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 새로 건설된 금속벽 지역을 순찰하는 모습. 2023.08.21.

최근 벨라루스는 자국으로 이주한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움직임으로 이웃 국가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들 국가는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충돌이 발생하면 유럽의 화약고로 발전할 수 있다.

지난달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올해 초부터 벨라루스에서 폴란드로 입국하려는 불법 이민 시도가 1만6000건 이상 있었다"며 "이는 벨라루스 국가보안위원회(KGB), 러시아 연방보안국(FSB)과 같이 폴란드의 평화와 질서를 파괴하려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적의 계획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바그너 용병의 국경 방향 이동을 자국군 훈련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폴란드가 미국을 대신해 지역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폴란드를 비롯한 EU 전체가 2020년 벨라루스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야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불편했던 심기를 최근에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핵무기를 업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과거 불편했던 감정을 숨기지 않으면서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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