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핑계로 無채용… 직원들, 아시아나항공 떠난다

이상현 2023. 8. 2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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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임직원 수가 80여명 줄었다.

상장 항공사 6개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가운데 지난 분기 임직원 수가 줄어든 곳은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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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분기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80여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아시아나항공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임직원 수가 80여명 줄었다. 다른 항공사들이 직원 수를 늘리는 반면, 이 회사는 경영 정상화가 3년 넘게 미뤄지면서 지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는 것이다.

회사는 하늘길 정상화와 함께 국제선 운항도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추가 채용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남겨진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1일 아시아나항공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임직원(등기임원과 해외현지직원, 외국인 운항·캐빈승무원 제외) 수는 일반직과 운항직을 합해 총 816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말 8248명 대비 86명 줄어든 것이다.

임직원은 매 분기마다 줄고 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 9155명이었던 인력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말에는 8952명으로 1년 사이 200여명 가까이 감소했다. 이후 2021년 말에는 8664명, 지난해 말 8344명까지 축소됐다.

상장 항공사 6개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가운데 지난 분기 임직원 수가 줄어든 곳은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하다. 나머지 항공사들의 경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함께 잇따라 신규 채용에 나서면서 코로나19 기간 동안 줄어든 인력 규모를 다시 늘리고 있는 추세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채용은 3년 이상 멈춰있다. 이는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이 장기화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마지막 채용은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로, 약 3년 7개월 가량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 올해 하반기 역시 채용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기업결합 과정도 늦춰지고 있는데, 지난 5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 시점을 2개월 연장한데 이어 심사보고서를 통해 여객과 화물운송 경쟁 제한 우려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미국 법무부 역시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추가 채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인력 이탈만 늘어날 경우 남아있는 임직원들의 업무 강도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운항이 계속 늘고 있는데 인력 충원이 없으면 기존 인력들이 해당 스케줄을 모두 감당해야 한다"며 "임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늘어나고 이는 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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