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아는 돌아오지 않지만, 같은 아픔 없어야"… 대전 스쿨존 참변 유족, 엄벌 촉구

정민지 기자 2023. 8. 2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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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낮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배승아(9) 양의 가족이 재판부에 피고인 엄벌을 촉구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배 양의 오빠 A씨는 "어떻게 해도 승아는 돌아오지 않지만, 저희 같은 아픔을 어느 누구도 겪지 않아야 한다"며 "제가 세상이나 법을 바꿀 순 없지만, 사상 최대의 형벌을 선고해 음주운전을 하게 되면 엄벌에 처해진다는 걸 판례로 남겨 경각심을 일깨워 달라"고 흐느끼며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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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8일 대전 서구 둔산동 한 교차로에서 발생한 배승아(9)양 음주운전 사망사고 현장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학생들의 쪽지가 적혀있다. 대전일보DB

대전 대낮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배승아(9) 양의 가족이 재판부에 피고인 엄벌을 촉구했다.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상·위험운전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60대 전직 공무원 방모 씨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을 열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배 양의 오빠 A씨는 "어떻게 해도 승아는 돌아오지 않지만, 저희 같은 아픔을 어느 누구도 겪지 않아야 한다"며 "제가 세상이나 법을 바꿀 순 없지만, 사상 최대의 형벌을 선고해 음주운전을 하게 되면 엄벌에 처해진다는 걸 판례로 남겨 경각심을 일깨워 달라"고 흐느끼며 당부했다.

A씨는 '피고인과 합의할 의사가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일절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피고인은 사고 이후 사과 한 마디, 연락조차 한 적 없다"며 "재판부에만 반성문을 제출하며 오히려 2차 가해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들 정도로 괘씸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동생인 승아 양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검사의 말에 A씨는 "병원에 있을 때 살리지 못해 미안하고 계속 아프게 해 미안하다"며 "다음 생에 오빠·동생으로 만나면 같이 즐겁게 살아보자 전하고 싶다"며 오열했다.

방 씨는 재판 내내 고개를 푹 숙인 채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다음 재판은 다른 상해 피해자 등 감정 결과와 함께 내달 20일 열린다.

대전 서구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4명의 초등학생을 덮쳐 1명을 숨지게한 운전자가 지난 4월 10일 둔산경찰서에서 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대전일보DB

방 씨는 지난 4월 8일 오후 2시 20분쯤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서구 둔산동 한 스쿨존에서 연석을 들이받고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인도로 돌진, 길을 걷던 배 양 등 9-12세 어린이 4명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배 양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사고 당시 방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웃도는 0.108%였다.

그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 씨는 조사에서 "그간의 경험으로 술을 한두 잔만 마시고 운전하면 괜찮으리라 생각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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