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교육 불만족"…中 청년 외국유학 지원 23.4%↑

SCMP "중국 청년실업률 높아지자 해외 취업 희망 늘어"
교육의 질과 시스템 불만족…해외서 기회와 진로 찾아
유학생이 가장 많이 선택한 건 해외 석사과정 81.2% 차지

[베이징=AP/뉴시스] 중국에서 높은 실업률과 불만족스러운 교육과정 등으로 많은 중국학생들이 해외 유학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보도했다. 사진은 휘날리는 중국 오성홍기. 2023.08.21.

[서울=뉴시스]이강우 인턴 기자 = 중국의 경기 둔화로 직업을 구하는 데 실패하거나 고등 교육에 만족하지 못한 중국 학생들이 해외 유학에 열을 올리고 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2022년 해외 유학 지원자가 전년 대비 23.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해외 유학 기관 EIC(Education International Cooperation)가 지난 3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학생 가운데 81.2%가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의 경기 침체로 청년 취업이 어려운데다 청년들이 고등교육 방식과 체계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외로 유학을 가기위한 청년들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추세다. 1978년 개혁 개방 이후 2021년 말까지 해외로 유학을 떠난 중국 학생은 약 800만 명이다.

중국 고등교육 시스템에 실망한 학생들…"양질의 교육 자원 늘려야"

많은 학생들은 중국을 벗어나려는 그 이유로 교육 시스템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대학원 입시 체계는 한 학교의 한 과정에만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는 한 번 떨어지면 수개월을 또 기다려 지원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기때문에 지원하는 학생 입장에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된다.

장쭈성에 거주하는 브라이스 루는 "중국 대학원에 비해 해외 대학원은 다양한 입시 옵션을 제공하고 복수로 지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입시 체계뿐만 아니라 교육 체계 또한 불만의 대상이다. 미국의 커뮤니케이션·마케팅 석사과정에 지원할 예정인 브렌다 쉬는 대학을 선택할 때 커리큘럼 내용에 더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쉬는 중국에서는 "시험에 포함돼 있지 않으면 특정 내용을 건너뛰어 공부할 수 없는 반면 해외에선 토론수업이 일반적이라 넓은 분야를 훑어봐야 하고 다른 견해를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더 자유롭다"고 말했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교육경제연구소의 천젠웨이 부연구원은 "학생들이 중국 대학원 진학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고등 교육 자원 공급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다"며 "중국 대학의 해외 협력 규모를 더욱 확대해 학생들의 국제 교육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중국의 기록적인 실업률…경쟁력 높이기 위해 해외로

중국에선 올해 1158만명의 대학생이 졸업할 예정이지만 16세부터 24세 연령대의 실업률은 지난 6월 2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당국은 노동력 통계 조사를 더욱 개선하고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 7월부터 실업률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이에 일부 학생들은 중국 취업시장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 유학과 해외 취업을 계획하고 있다.

루는 "요즘 중국 내 취업 문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주변 대학 졸업생들이 대부분 대학원 진학을 선택한다"며 "대학원 과정을 마친 후 1년에서 2년 동안 해외에서 일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루는 "국내 시장에 더 많은 일자리가 공급되고 더 높은 연봉을 지급한다면 학생들이 굳이 해외 유학을 결정하지 않고 중국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국의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인 컴퓨터과학 전공 미티 리우(22)도 비슷한 계획을 가지고 있고 내년에 있을 인턴십에 지원하고 있다.

리우는 이어 "외국에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예상되고 더 적합한 진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해외 진출이 무조건 답은 아니야"

중국의 해외 유학 기관 EIC(Education International Cooperation)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가이며 컴퓨터 과학 또한 가장 선호되는 전공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미국 등 해외 취업 시장이 예상만큼 유망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우한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8년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한 종치유(32)는 "최근 기술 업계의 고용 상황은 중국과 미국 모두 낙관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기술 기업들이 온라인, 재택 근무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예상에 초과 고용한 근로자들을 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fal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