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는 `하이퍼클로바X`…카카오·엔씨도 토종 AI 공개 [토종 `생성형 AI` 시대가 온다]
글로벌 AI시장 새판짜기 시동
카카오 '코GPT 2.0' 10월 가닥
카톡 접목 다양한 서비스 제공
엔씨 '바르코'도 게임제작 활용
네이버의 초거대 AI(인공지능) '하이퍼클로바X'가 24일 베일을 벗는다. AI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반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21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2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에서 파트너 대상 콘퍼런스 '단(DAN) 23'을 열고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활용한 AI 청사진을 공개할 예정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초거대 AI LLM(거대언어모델)으로, 네이버가 지난 20여 년간 축적해온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다. 네이버는 이를 토대로 AI 시장 새판짜기에 나선다. 오픈AI의 '챗GPT'와 구글 '바드'가 영어를 중심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어를 근간으로 한 '하이퍼클로바X'의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게 네이버의 판단이다. '하이퍼클로바X'의 매개변수(파라미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전에 공개한 '하이퍼클로바'의 2040억개 규모와 비슷하거나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네이버는 게임, 모빌리티, 교육, 금융 등 다양한 산업과 '하이퍼클로바X'의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게임 분야에서는 국내 주요 게임사 중 한 곳인 스마일게이트와 협력한다. 스마일게이트 AI센터는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업무 생산성 개선, 게임 리소스 제작 효율화 연구, 게임 내 NPC(유저가 직접 조작하지 않는 게임 캐릭터)·메타휴먼 고도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쏘카와 함께 AI 고객응대 시스템 구축, 추천·예약 기능 고도화 등 서비스 향상에 나선다. 이 외에도 한글과컴퓨터, SK C&C, 한국투자증권 등이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생태계에 합류한다.
'하이퍼클로바X' 공개를 앞둔 네이버의 자신감은 상당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발송한 주주서한에서 "네이버는 2021년부터 500명이 넘는 AI 엔지니어, 전문가로 팀을 꾸렸다"며 "매개변수가 1000억 개 이상인 LLM을 자체 개발한 전 세계 다섯 개 기업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4년 동안 다차원적인 데이터를 끊임없이 축적해 왔다. 하이퍼클로바X'와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를 결합해 네이버만이 제공할 수 있는 초거대 사용자 행동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AI라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완료했으며 AI를 통해 기존의 네이버만의 경쟁 우위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3~4년간 AI에 관한 네이버의 누적 투자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한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공개를 시작으로 응용 서비스들을 줄줄이 내놓는다. 특히 B2B(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을 모두 겨냥해 수익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와 함께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 꼽히는 카카오는 10월 이후 초거대 AI LLM '코GPT 2.0'를 내놓는다. 매개변수 60억·130억·250억·650억개 등 다양한 크기의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다. 카카오는 초거대 AI를 카카오톡을 비롯한 공동체 내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할 예정이다. 카카오의 초거대 AI 모델은 무료로 서비스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3일 2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많은 AI 모델들이 나왔지만 아직 비용과 속도, 최신성, 정확성 등 네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모델은 나온 적이 없다"며 "비용 측면에서 합리적이고 적절한 모델을 만들어 서비스에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도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AI 대전에 뛰어들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6일 자체 개발한 AI 언어모델 '바르코(VARCO) LLM'을 선보였다. '바르코'는 엔씨소프트의 AI 언어모델 통합 브랜드다. LLM의 종류는 크게 △기초 모델 △인스트럭션 모델 △대화형 모델 △생성형 모델로 나뉜다. 엔씨소프트는 규모별 언어모델을 단계적으로 내놓는 것은 물론 디지털 휴먼, 생성형 AI 플랫폼, 대화형 언어모델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바르코'는 게임사라는 엔씨소프트의 특성에 맞게 게임 제작 분야에 특화해 있다. 동시에 개인과 기업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소·중형 규모를 갖췄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 콘텐츠 개발 효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언어모델을 활용할 경우 기획, 운영, 아트 등의 분야에서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휴먼 등의 개발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소통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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