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통신비 주범 `단말기 값` 손볼까

김나인 2023. 8. 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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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통신비 절감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통신비에 이어 휴대전화 가격이 도마 위에 올랐다.

통신비의 한축을 담당하는 단말 가격 부담도 낮아져야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후 전개 방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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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단말기 평균가 115만원
통신장비금액 28.9% 올라
삼성·애플, 독점경쟁 영향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가계통신비 절감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통신비에 이어 휴대전화 가격이 도마 위에 올랐다. 통신비의 한축을 담당하는 단말 가격 부담도 낮아져야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후 전개 방향이 주목된다.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 지출은 13만28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1% 늘어난 규모다. 이 중 이동전화기기 같은 통신장비 비용이 28.9% 늘었다. 이는 단말기를 할부로 사서 내는 돈이다. 통신서비스는 같은 기간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단말 가격이 통신서비스보다 통신비 부담 증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제4 이동통신사 허가, 5G 중간요금제 확대, 어르신·청년 요금제 출시 지원 등에 나섰지만,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이동통신 업계는 지난해 7월 SK텔레콤을 시작으로 5G 중간요금제와 청년·시니어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가운데 지난 18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단말기 인하 정책 필요성에 대한 지적에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답하면서 업계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 후보자는 통신비와 단말 가격의 분리 고지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방안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중저가 단말 추가 출시와 중고폰 시장 활성화 등을 통해 가계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내놓은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에서 과기정통부는 다양한 중저가 단말이 출시될 수 있도록 제조사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중고폰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고폰 사업자 공시, 중고폰 거래사실 확인 서비스 도입 등을 통해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방향이다.

다만, 중저가 단말 출시 유도의 경우 정부가 관여하는데 한계가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과 달리 프리미엄 단말 보급률이 높은 편이라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휴대전화 제조사·통신사 공식몰 5개 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5G 단말기 162개 평균 가격이 115만5421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100만원 이상 단말기가 99개로 61.1%에 달했고, 200만 원 이상도 7개로 4.3%를 차지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과 애플로 양분돼 경쟁 환경이 조성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국내에 출시한 폴더블폰은 가격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하지만, 전년 대비 5만~10만원 가량 올랐다. 애플이 출시할 예정인 '아이폰15' 시리즈도 가격이 인상될 전망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노키아, 샤오미, 모토로라 등 중저가 단말기 시장이 형성돼 있지만,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외산폰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애플을 제외하면 해외 브랜드 존재감이 미미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있던 시절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쟁이 있었는데 지금은 삼성, 애플로 양분되다 보니 대체재나 경쟁자가 없어 독점 시장에 가까워졌다"며 "실제 가계통신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말 할부금인 만큼 단말기 관련해 개선방안이 나와야 실질적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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