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6패···무적 페이스 올라탄 KT의 숙제, 이제 ‘마지막 천적’ KIA를 만난다
KT는 후반기 시작 이후 두번째 3연전이었던 7월25일부터 벅찬 일정을 출발했다. 당시 5위였던 KT의 일정은 선두 LG를 시작으로 NC, SSG, 두산까지 상위 4개 팀을 모두 거쳐 한화를 만나고 다시 NC, 두산과 경기한 뒤 한화와 KIA를 잇달아 만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 한 달 간의, 27연전을 KT는 올시즌의 가장 중요한 ‘고비’라고 보았다.
KT는 당시 ‘2강’으로 불리던 LG나 SSG보다도 오히려 한화 KIA를 이 까다로운 일정 속 핵심으로 여겼다. 이유는 상대전적이었다. LG, SSG와도 팽팽하게 싸웠지만 유난히 한화와 KIA에게 약해 올시즌 각 1승씩밖에 거두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KT는 이 ‘마의 한 달’을 아주 가뿐히 뛰어넘고 있다. 한화전에서 유난히 경기가 꼬이던 트라우마까지 떼어내고 이 일정을 통해 2위로 올라섰다. 이제 하나의 산, KIA만이 남았다.
KT는 22일부터 수원에서 KIA와 3연전을 시작한다. 이강철 감독이 “거기까지만 잘 치르면 한시름 놓을 수 있다”고 지목했던 그 일정의 마지막 대진이다.
힘겹다고 예상했던 그 고비에서 목표를 초과했다. 7월25일 LG전부터 지난 20일 한화전까지 1경기만 우천취소돼 23경기를 치르고 19승4패(0.826)를 거뒀다. 초고속으로 올라서 SSG를 1경기 차 3위로 밀어내고 2위까지 올라갔다.
지난 주말 한화 3연전에서는 2승1패를 거두면서 열세였던 시즌 상대전적도 5승1무5패로 균형을 맞췄다. 어느 팀에도 기세를 내주지 않고 10연속 위닝시리즈를 달리고 있다.
그 승승장구 과정에서 만나지 않은 팀이 KIA다. 40일 동안 연패라고는 없는 KT의 마지막 연패 상대가 바로 KIA이기도 하다. KT는 전반기 막바지였던 7월6일 LG전부터 9일 KIA전까지 4연패를 했는데, 홈에서 KIA에 3연전을 전부 내줬다. 올시즌 KT의 KIA 상대전적은 1승6패다.
6월 이후 상승세를 이미 타 있던 KT는 KIA와 마지막 만남 당시에도 선발들이 호투했다. 엄상백(7이닝 2실점), 고영표(7이닝 3실점), 배제성(5.1이닝 3실점)이 차례로 나가 잘 던졌지만, 득점력이 갑자기 뚝 떨어져 ‘스윕’을 당했다. 당시 KT 타선은 3연전에서 3점밖에 뽑지 못했다.
현재 KT는 투타 밸런스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잘 돌아가고 타선에서는 누구 하나 정해놓지 않고 돌아가며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갈 길 바쁜 KIA는 지난주 10위 키움과 9위 삼성을 만나고도 3승3패밖에 하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중이다. 타격은 활발한 편이나 양현종이 빠지고 산체스가 부진한 데다 불펜도 오락가락 해 마운드가 불안정하다.
분위기에서는 KT가 앞서 있지만, 팀마다 특정 상대를 만나면 유난히 경기가 풀리지 않는 이상한 흐름이 있다. 한화와의 ‘그것’을 넘어선 KT는 이제 KIA를 상대한다. KIA 선발 5명 중 현재 가장 안정적인 3명 이의리, 파노니, 윤영철을 상대해야 하는 KT 타자들의 승부가 이번에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2위로 올라간 KT는 SSG와 1경기 차 자리 다툼을 시작했고, KIA는 5위 두산과 승차 없는 6위로 4위 NC와 2.5경기 차, 7위 롯데와 1.5경기 차의 거센 중위권 소용돌이 속에 있다. 서로 여유라고는 없는 싸움이다.
KIA와 KT는 상대전적뿐 아니라 잔여경기 수에 있어서도 앞으로 서로에게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돼 있다. 4차례 3연전을 가졌는데 5경기나 비로 취소돼 아직도 무려 9경기의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에도 비는 예보돼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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