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강현 군 과학고 자퇴, ‘학폭’ 때문이었나…父 “투명인간 취급”

박선우 객원기자 2023. 8. 2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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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강현군 父, 유튜브 채널 통해 폭로
“강현이가 느꼈을 고통 생각하면 죽을 것 같다”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유튜브 채널 '백강현' 캡처

'천재소년'으로 유명세를 얻은 백강현(10)군의 서울과학고등학교 자퇴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백군의 부친이 "아들이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백군의 부친인 백아무개씨는 21일 유튜브 채널 '백강현'에 게재한 영상을 통해 "지난 5월부터 (아들이) 같은 학급 학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백군이 서울과학고 학생들로부터 '너가 이 학교에 있는 것은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 '강현이가 같은 조에 있으면 한 사람이 없는것과 마찬가지', '그 조는 망했다고 봐야한다' 등의 멸시를 당했다는 주장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한 게시판엔 백군에 대한 욕설 섞인 비난글도 올라왔다고 한다.

백씨는 "강현이는 조별 과제를 할 때마다 비참한 심정을 느꼈다고 한다. 조별 과제가 있는 날이면 불안해서 미칠 것 같다고 얘기했다"면서 "조별 과제를 할 때 강현이에게 발언권도 없었고 할당 임무 또한 주지 않았다.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다"고 분개했다.

백씨는 아들 백군에 대해 "밝았던 아이가 힐끗힐끗 곁눈질을 하고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면서 "아이가 소리없이 눈물만 흘렸다. 강현이가 느꼈을 고통을 생각하면 정말 죽을 것 같다. 아이를 보호해주지 못한 제가 죽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백씨는 서울과학고 측의 대처 방식 또한 비판했다. 학교폭력위원회 소집이나 발표 수업 방식 변경 등을 학교 측에 요청했으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백씨는 "학교폭력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경찰에 고발도 하려 했다"면서 "강현이가 계속 학교를 다니기 위해선 경찰 고발은 안하는 게 좋겠다는 설득을 받았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조치도 없이 '앞으로 조별과제시 강현이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강구해 주겠다'는 학교측의 설득만 철석같이 믿어 학교폭력위원회도 유야무야 없던 일로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백씨는 영어수업 조별 발표에 부담을 느끼는 백군을 위해 '강현이 혼자 발표하게 해달라'고 학교측에 요청했다. 당시 발표 방식 변경에 따른 감점은 감수한다고도 밝혔다. 백씨는 "담임 선생님은 '강현이 한 명 때문에 학교의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 강현이가 시스템에 맞춰라'라고 하셨다"면서 "강현이가 (조별 활동에) 끼워주지 않는 형들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간절히 호소했지만 '그것을 견디는 것도 과정 중 하나'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백씨는 학교 측에 "강현이에게 약속해준 어떤 대책 강구와 관련한 논의를 한 적은 있는지 묻고 싶다"면서 "버티지 못할거면 나가라는 식의 학교 시스템만 강조할거면 애초에 10살 아이를 왜 선발했느냐"고 반문했다.

백씨는 그간 백군의 유튜브 활동에 대한 비판이 지속돼 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아이를 돈벌이에 이용하지 말라' 등의 비판이 담긴 메일을 다수 받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백씨는 "저는 6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허리를 다쳐 노동력을 상실했다. 저와 강현이는 집사람이 옆에 없으면 굶어 죽어야 할 형편"이라면서 "(유튜브) 한 달 평균 수익 10만원 정도의 돈도 저희에겐 단비"라고 밝혔다.

백씨는 "저희가 그나마 할 수 있는 벌이가 이것(유튜브) 밖에 없다"면서도 "절대 후원을 바라고 이걸 밝히는 건 아니다. 계속 물고 늘어지는 분들이 있어 부끄러운 저희 실상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2년 11월생인 백군은 생후 41개월차인 2016년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2차 방정식을 푸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초등학교 조기 졸업 후 중학교 입학 1년차인 지난 3월 서울과학고에 조기 입학했다.

다만 지난 19일 백군의 유튜브 채널에 서울과학고를 자퇴했다는 내용의 영상이 게재되며 논란이 시작됐다. 당시 백군은 "형님들과 함께한 짧은 기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씨는 다음날인 20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서울과학고 선배맘으로부터 협박 메일을 받았다"면서 "서울과학고에서 강현이에게 자행된 일련의 사건들을 가슴에 묻고 비밀을 무덤까지 가져가려 했지만, 모멸적인 메일을 받고 나니 더 이상 참을수가 없다"고 폭로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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