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 철근이때!’…순살 아파트 ‘뼈 때리는’ 현수막 등장
21일 한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아파트 입주장 광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별다른 내용은 없었지만, 첨부한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이젠 당연한 게 홍보 대상이라니’, ‘뼈 때리네’, ‘이런 게 홍보 거리라니’, ‘뼈 있는 아파트 살아있네’, ‘철근 있는 것이 프리미엄인 시대’ 등의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신축 아파트에 걸린 입주 환영 현수막을 찍은 것으로, 한 여행플랫폼 광고 문구를 인용해 ‘여기 어때? 철근 이때!’라거나, ‘철근 있는 아파트 입주를 환영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현수막의 큰 문구 밑에는 ‘철근 있어요’, ‘뼈있는 아파트’ 등 부연 설명도 작은 글자로 적혀 있다.
특정 아파트 단지 설계 과정에서 당연히 들어가야 하는 철근 빠진 부실이 드러난 직후, 치킨 메뉴에 있는 뼈 없는 순살을 아파트 앞에 붙여 ‘순살 아파트’라는 조롱섞인 단어가 온라인을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지하 주차장이 하중을 견디는 데 필요한 철근을 설계 단계에서부터 빠트리고, 이런 문제가 발생할 때 까다롭게 관리·감독해야 하는 감리 기능은 작동하지 않았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LH는 지난 20일 국토교통부 주재로 열린 ‘LH 용역 전관 카르텔 관련 긴급회의’에서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 사태 이후 LH 용역을 따낸 업체 중 11곳에 전관 재직이 확인돼 계약을 취소했다. 심사가 진행 중이던 별도 용역 23건도 전관 배제를 위한 내규를 만들기 전까지 공고를 취소하기로 했다.
앞서 LH는 지난 달 31일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 현황을 발표한 뒤 체결된 사업 용역을 대상으로 전관 재직 여부를 조사했다. 임원 확인서 및 유선 통화 등을 통해 전관 재직 여부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설계 10건, 감리 1건 총 11건의 계약이 전관 재직 문제로 해지됐다. 액수로는 648억원 규모다.
다만, 전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업체는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달 31일 이후 입찰 공고와 심사 절차가 진행되던 설계·감리 용역 23건에 대해서는 공고를 취소해 후속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23건은 설계 11건, 감리 12건이며, 모두 892억원 규모다.
LH는 전관업체 입찰 배제를 위해 내규를 개정한 이후 취소된 용역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LH는 퇴직자가 없는 업체에 가점을 부여하고 퇴직자 명단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부 별도 방침을 만들어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 또 기획재정부 특례 승인을 거쳐 전관업체가 설계나 감리 용역에 참여하는 것을 전면 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토부도 LH 퇴직자 및 전관업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관리하기로 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 심사 대상은 2급 이상 퇴직자로 LH 직원의 5.4%에 해당한다. 이들을 제외하곤 재취업 정보가 관리되지 않는 문제를 고치겠다는 것이다. LH가 최근 5년 내 LH와 설계·감리 계약을 맺은 적 있는 업체를 전수조사해 퇴직자 및 전관업체 DB를 구축하고, 앞으로 진행되는 설계·감리 참여자에 대한 DB를 수시로 갱신하기로 했다.
LH 퇴직자들의 취업이 제한되는 기업도 확대된다. 현재는 자본금 10억원 이상, 매출 100억원 이상인 기업에 취업할 때 심사를 받도록 되어 있는데 이 대상을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세부적인 방안을 마련해 10월 중 건설 분야 이권 카르텔 혁파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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