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공원의 축구 현장] 우리끼리 하면 된다? 한국 축구의 대외 전략은 있는가?

박공원 칼럼니스트 2023. 8. 2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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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프로축구 리그의 지각이 요동치고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나 AFC 아시안컵, FIFA 월드컵 예선에서 이들과 경쟁해야 할 한국 축구의 오늘은 그래서 조금은 걱정이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길이 막힌다는 우려가 생기면서 한국 축구계에 큰 파장이 생겼다.

축구 실력은 차치하더라도 일단 일본과 중동은 축구 행정적 측면에서 이제 한국을 경쟁자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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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 박공원의 축구 현장

아시아 프로축구 리그의 지각이 요동치고 있다.

중국 슈퍼리그가 몰락하고 있지만, 일본 J리그가 추춘제 변화 시도 등 세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일본은 유럽과 미국 MLS 다음으로 세계화된 리그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한 중동 리그가 유럽 리그 못잖게 엄청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과거 중국처럼 단순히 돈을 많이 쓰는 리그가 아니라, 많은 돈을 투자해 더 많은 부를 만들어내겠다는 명확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본과 중동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 공통점을 찾는다면 비전의 목표를 외부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공히 세계에서 으뜸으로 평가받는 리그를 만들어 자국 축구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을 촉진시킨다는 발상으로 접근하고 있다.

"우리끼리 축구하면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최근 추춘제 전환을 추구해 자국 내에서 갑론을박을 일으킨 노노무라 요시카즈 일본 J리그 의장의 말이다. 실제로 일본 J리그는 변화가 없어도 잘 굴러가는 토대를 만들었다. 그런데도 논쟁적 아이디어를 내놓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일본 축구의 세계 레벨 도약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비단 일본뿐만 아니다. 지금 동남아에서도 제법 큰 자본을 등에 업고 막대한 투자를 하며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존재감을 보이는 팀이 나타나기 시작했따

AFC 챔피언스리그나 AFC 아시안컵, FIFA 월드컵 예선에서 이들과 경쟁해야 할 한국 축구의 오늘은 그래서 조금은 걱정이다. 한국 축구계의 주된 논쟁과 고민은 대개 '우리끼리'에서 그치는 것 같다. 어찌 됐든 우리끼리 잘 리그를 운영하고 선수를 발굴하면 된다는 식의 발상에서 접근한다.

이를테면 한국 골키퍼가 세계적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지금 외국인 골키퍼 영입 금지 등 경쟁을 도외시하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정책이 고수되고 있고, 타 아시아 국가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거나 이미 추진해버린 추춘제에 대한 논의도 심각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짜인 일정에 맞게 경기만 치를 뿐 현재 아시아 축구계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안을 그저 외면하는 인상이 강하다.

십수 년전 한국 축구는 AFC로부터 승강제 도입을 강제 권고 당한 적이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길이 막힌다는 우려가 생기면서 한국 축구계에 큰 파장이 생겼다. 그때 승강제를 하면 한국 축구가 죽는다는 말도 많이 나왔다. 승부조작 사건 이후 K리그의 체질을 바꾼다는 명분으로 승강제가 도입되었지만, 외부 충격에 의해 억지로 한다는 인상이 꽤나 짙었던 기억이다.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계속 팔로우 업해야 하고 먼저 치고나가는 면모가 필요한 한국 축구계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축구 실력은 차치하더라도 일단 일본과 중동은 축구 행정적 측면에서 이제 한국을 경쟁자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 축구의 지상과제와 비전은 무엇일까? 어떻게든 FIFA 월드컵 본선에만 가면 된다고 여긴다면 할 말이 없다. 7.5장으로 늘어난 본선행 티켓을 고려하면 나갈 확률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현상 유지일 뿐이다. 하지만 비슷한 레벨의 다른 나라에서는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어떤 대외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의 대외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글=박공원 칼럼니스트(前 대한축구협회 이사)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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