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아내가 자르려던 변호인, 결국 사임... 22일 재판 또 공전될 듯

국선변호인 선임 논의될 듯
일각에서는 “재판 지연 위한 의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경기도

쌍방울의 대북송금에 관여하고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해광 변호인단이 21일 법원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이 지사의 재판이 변호인 해임 논란으로 한달 가까이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22일로 예정된 43차 공판도 공전 가능성이 높아졌고, 국선 변호인 선임 문제도 거론될 전망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해광 측은 21일 수원지법에 팩스로 이 전 지사에 대한 변호인 사임서를 제출했다. 사임서에는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가 사실과 다른 얘기로 비난해 신뢰관계에 기초한 정상적인 변론을 할 수 없어 사임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광은 작년 10월 이 전 부지사가 기소된 이후 매번 재판에 출정해 변론을 도맡아 왔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 백모씨는 지난달 24일 갑자기 해광 소속 변호인들의 해임신고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다음날 이 부지사는 법정에서 해임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재판부터 해광 변호사들은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 8일 열린 42차 공판도 이 전 부지사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던 법무법인 덕수의 김형태 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와 협의하지 않고 검찰 진술조서를 부인한다는 의견서, 재판부 기피 신청서와 함께 사임서를 제출하면서 공전됐다.

해광 측은 최근 한 달여간 이 전 부지사를 계속 접견하면서 “배우자와의 이견을 조율해 21일 정오까지 알려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날까지도 가족 간 입장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재판에서 검찰 측이 제안한 국선변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재판 기록 검토에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변호인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것은 재판 지연을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22일 재판에서는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인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과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다. 이 전 부지사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19년 쌍방울이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300만 달러)을 대납하기로 한 사실을 이 지사에게 사전 보고했고, 그 후 대북 송금이 진행됐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이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