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막을 ‘검은 물질’…“논밭에 뿌리면 탄소 포집효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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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암 가루를 논밭에 뿌리면 지구온난화를 완화하는 동시에 농작물 수확량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 연구진은 화산암의 일종인 현무암을 가루로 만들어 농경지에 살포하면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가상실험을 통해 세계 농경지 1000여곳에 현무암 가루를 뿌렸을 때 포집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량을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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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작지에 뿌리면 탄소량 2170억t 포집
토양 개량효과 있다지만 추가 연구 필요할 듯
현무암 가루를 논밭에 뿌리면 지구온난화를 완화하는 동시에 농작물 수확량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 연구진은 화산암의 일종인 현무암을 가루로 만들어 농경지에 살포하면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지구물리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어스 퓨처(Earth’s future)' 8월호에 실렸다.
과학계는 일찍부터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여 지하암석 등에 흡착시키는 방식의 포집기술을 연구해왔다. ‘암석풍화 촉진(ERW·Enhanced Rock Weathering)’ 기술이 그것이다. 수십만년에 걸친 암석의 풍화작용을 수십년 단위로 앞당기는 ‘기후공학’적인 접근법이다.
대기권에서 이산화탄소(CO2)는 기체 상태로 존재하지만 빗물이나 바닷물에 녹으면 액체 속의 탄산이온(CO32-) 형태로 존재한다. 탄산이온은 일정한 조건 하에서 화학작용을 통해 탄산칼슘(CaCO3)으로 대표되는 탄산염으로 고체화된다. 이산화탄소를 품은 돌 ‘탄산염암’이다. 탄산염은 땅에서 강에서 바다로 흘러가 가라앉는다.
지하암석 가운데서도 화산암인 현무암은 이산화탄소 흡수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졌다. 현무암 가루의 주요 성분인 칼슘과 마그네슘이 이산화탄소를 강하게 붙잡는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까닭이다. 2016년 미국과 영국 연구진은 ‘카브픽스(Carbfix)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슬란드 화산암(현무암)을 대상으로 탄소 포집효과 연구를 진행, 그 성과를 입증했던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선 현무암을 가루 형태로 만들어 실험을 진행했다. 가루로 만들면 빗물과의 접촉면적이 늘어 이산화탄소가 더 빨리 탄산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가상실험을 통해 세계 농경지 1000여곳에 현무암 가루를 뿌렸을 때 포집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량을 추정했다. 실험결과 농경지 1㏊(3025평)당 현무암 가루 10t을 뿌리면 2100년까지 이산화탄소 640억t이 포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전 세계 모든 농경지로 확대하면 같은 기간 동안 이산화탄소 2170억t을 대기에서 제거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경지면적은 2020년 기준 15억6167㏊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때보다 1.5℃ 이상 상승하는 것을 막으려면 2100년까지 탄소 1000억~1조t을 제거해야 한다. 문제는 현재 370억t가량의 이산화탄소량이 해마다 배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온도를 1.5℃ 이내로 제한하려면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대기 중에 있는 탄소를 제거해야 한다. ERW 같은 탄소포집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노아 플라나브스키 예일대 지구화학과 교수는 “덥고 습한 환경에서 풍화가 더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ERW는 열대 지역에서 더 빨리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현무암 가루는 무기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비료로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아 교수는 "현무암 가루를 비료로 사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농장 수확량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선 현무암 가루를 비료로 사용한 사례가 공식적으로 보고된 적은 없다. 해당 연구결과는 가상실험에 따른 것이라서 실제 토양 개량효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추가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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