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R&D 예산 따가는 브로커 카르텔 있어…신고에도 제재 '0'"

경계영 2023. 8. 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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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과학기술특별위원회는 21일 영세한 중소기업이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받을 수 있도록 브로커 역할을 하는 컨설팅업체가 난립하지만 신고해도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위 위원장인 정우성 포항공과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2년부터 지금까지 정부 R&D 예산은 2배 정도 늘었는데 연구관리 전문기관은 같은 기간 11곳에서 49곳으로 4배 이상 늘었다"며 "국가 경쟁력 향상에 쓰라는 R&D 예산이 되레 엉뚱한 곳에 쓰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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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과학기술특위 기자회견
정부R&D예산 2배 느는데 연구관리기관 4배↑
'브로커' 컨설팅 난립…"통합 등 시스템 혁신 필요"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 과학기술특별위원회는 21일 영세한 중소기업이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받을 수 있도록 브로커 역할을 하는 컨설팅업체가 난립하지만 신고해도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부처·연구기관 간 칸막이를 없애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카르텔을 혁파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특위 위원장인 정우성 포항공과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2년부터 지금까지 정부 R&D 예산은 2배 정도 늘었는데 연구관리 전문기관은 같은 기간 11곳에서 49곳으로 4배 이상 늘었다”며 “국가 경쟁력 향상에 쓰라는 R&D 예산이 되레 엉뚱한 곳에 쓰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구관리 전문기관 주변엔 컨설팅이라는 합법의 탈을 쓴 브로커가 난립한다”며 “2017~2022년 중소기업 R&D 브로커 신고가 40건 있었는데 처벌은 전혀 없었다”(중소벤처기업부 자료)고 설명했다. 이어 “전관예우조차 전혀 파악되지 않는, 숨겨진 ‘신의 직장’과 같은 곳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부처와 기관, 브로커가 공생하는 카르텔일 것”이라고 봤다.

특위에 따르면 컨설팅업체로 볼 수 있는 기획·과제관리업 등록업체는 647개이며 이 가운데 10명 이하 업체가 전체 77%에 달했다. 5명 이하인 업체도 42%로 집계됐다. 특히 사각지대에 있는 미등록업체까지 포함하면 1만개 안팎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됐다.

국민의힘 과학기술특위 위원장을 맡은 정우성(왼쪽) 포항공대 산업공학과 교수와 부위원장을 맡은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특위는 국가가 전폭적으로 지원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반도체 R&D에도 카르텔이 있다고 판단했다. 2020년도만 보더라도 소부장 예산은 200명가량으로 구성된 전문가 심의회 심사 땐 8100억원 규모였지만 정부안은 1조72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중소기업 R&D 예산 역시 전문가 심의 당시 1조7800억원에서 정부안 2조2100억원으로 늘었다.

실제 중소기업연구원 조사를 보면 2015~2019년 R&D 정책자금을 15번 이상 중복 지원 받은 기업은 106곳으로 전체 0.4%를 기록했다. 10번 중복 지원 받은 기업은 186곳, 11~14번 중복 지원 받은 기업도 335곳 등에 이르렀다. 정 위원장은 “국정감사 등에서도 꾸준하게 중복 지원 받고 브로커가 수수료를 요구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도 수년 동안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뿐 아니라 반도체 인력 양성 사업의 경우 △교육부 540억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64억원 △산업통상자원부 150억원 등으로 부처에 중복 지원됐다. 정 위원장은 “2020년 산업부 제재 31건 중 17건이 신재생에너지 R&D사업일 정도로 전략기술·산업 R&D도 부실한 기획을 통해 들어왔다”며 “2019~2022년 증액된 정부 R&D 9조3000억원 가운데 46%가 부실한 기획 심의를 통해 증액된 예산”이라고 역설했다.

특위 부위원장인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기관·부처 간 칸막이에 숨어있는 카르텔을 혁파할 수 있는 시스템 혁신이 필요하다”며 지난 16일 실무 당정 협의에선 논의된 범부처 R&D 통합 관리 시스템을 다시 언급했다. 김 부위원장은 “대통령실 내에서도 전체를 조율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고 분야별 전문기관(미국)이나 역량 있는 민간단체에 위탁(독일) 운영하는 사례로 고려할 만하다”며 “기존에 익숙한 것을 탈피해야만 새로운 혁신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지 않겠나”라고 부연했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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