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즐겁도록” 악뮤, 대중성 잡으러 온 ‘러브 리’[스경X현장]

악뮤. YG엔터테인먼트

우리가 사랑했던 ‘악동뮤지션’이 돌아왔다.

악뮤의 네 번째 싱글 ‘러브 리(Love Lee)’ 발매 기자간담회가 21일 서울 마포구 YG엔터테인먼트 신사옥에서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는 이찬혁과 이수현이 라디오 DJ가 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됐다.

‘러브 리’는 지난 2021년 7월 발매한 ‘넥스트 에피소드’ 이후 2년여 만에 선보이는 신보로, 개인 활동을 이어왔던 악뮤의 오랜만의 완전체 행보다.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악뮤표 러브송’인 동명의 타이틀곡과 달걀 후라이를 의인화한 가사에 위로의 메시지를 녹여낸 ‘후라이의 꿈’까지, 기발한 가사와 유쾌한 멜로디로 사랑받았던 악뮤 특유의 매력을 담은 두 곡을 선보인다.

이수현은 이날 “보통 간담회의 분위기는 정적이고 진지한 편인데, ‘러브 리’라는 사랑스러운 노래를 가져온 만큼 좀 더 부드럽게 소통하고 싶었다”고 라디오 형식으로 간담회를 꾸린 이유를 전했다.

악뮤 이수현. YG엔터테인먼트

신곡 ‘러브 리’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며 “사실 악뮤가 실험적인 작업들을 해오며, 오빠(이찬혁)의 색깔을 맞추기 버겁기도 했다. 그래서 ‘넥스트 에피소드’ 이후 ‘10년 전으로 돌아가자’ ‘200%처럼 기분 좋은 곡을 부르고 싶다’고 선언했다”고 노래의 탄생 배경을 전했다.

이찬혁 역시 “‘러브 리’는 ‘200%’의 2탄”이라고 소개하며, “녹음하는데 수현이가 그 어느 때보다 즐겁게 노래하는 걸 보면서 그동안 정말 내가 원하는 대로만 했다고 생각했다. 이번 앨범을 하며 악뮤는 같이 재밌는 걸 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하는 팀이구나 느꼈다”고 밝혔다.

2013년 종영한 SBS ‘K팝 스타2’의 우승팀으로 얼굴을 알리고 2014년 악동뮤지션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데뷔한 이들은 ‘다리꼬지마’ ‘매력있어’ ‘라면인건가’ ‘크레센도’ ‘오랜 날 오랜 밤’ ‘200%’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다이노소어’ 등 다양한 장르로 독보적인 매력을 구현한 히트곡들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악뮤 이찬혁. YG엔터테인먼트

그러나 전작 ‘넥스트 에피소드’의 타이틀곡 ‘낙하’의 퍼포먼스 비디오(넷플릭스 ‘테이크 원’)나 지난해 이찬혁이 첫 솔로 앨범 ‘에러’의 타이틀곡 ‘파노라마’를 통해 보여준 파격적인 음악방송 퍼포먼스 등 다소 실험적인 시도와 관련 부정적 여론이 일기도 하면서, 온라인상의 ‘찬혁이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는 유행어가 ‘찬혁이 하고 싶은 거 그만해’로 변형돼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이찬혁은 “음악을 할 수 있는 창구가 악뮤 하나라 제 음악적 욕심을 모두 표출하면서 수현이의 의견도 수용해야 하는 게 어려운 숙제였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또 “수현이의 슬럼프에는 제 책임도 있다”고 2년여 전 이수현이 고백했던 슬럼프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제가 음악에 녹이고 싶은 것들을 너무 어렵게 밀고 나가다 보니 수현이가 음악에 대해 고민이 많았단 걸 뒤늦게 깨달았다. 그러나 이제는 제 솔로나 프로젝트성 활동으로 속 시원하게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고, 악뮤는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나가겠다고 방향성을 굳혔다”고 전했다.

악뮤. YG엔터테인먼트

이수현은 “여전히 슬럼프를 극복 중”이라고 말하며, “남매가 함께 그룹을 한다는 건, 음악과 인생이 함께 있는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빠도 조언과 도움을 많이 주고 있고, 이번 활동으로 좋은 에너지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활동을 재개한 이들은 앨범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로 팬들과 만난다.

이수현은 KBS2 음악 토크쇼 ‘더 시즌즈 - 악뮤의 오날오밤’ MC를 맡게 된 것과 관련 “둘이 함께 MC를 진행하는 건 처음이다. 아직 녹화를 안 해서 설레면서 불안함도 크다”며 “굉장히 안정적인 사람과 굉장히 독특한 사람이 함께 진행하는 데다 매번 게스트도 있어서 팀워크를 발휘해야 할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찬혁은 “3년 만에 콘서트를 열게 됐다”고 깜짝 발표를 전하며, “오랜만의 콘서트라 많은 지역에서 많은 관객과 만나려 노력하고 있다. 저희 역시 크게 기대하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