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G 연속 무실점 행진 …19연패 사슬 끊은 한화 장시환의 ‘비상’

배재흥 기자 2023. 8. 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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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우완 장시환이 힘껏 투구하고 있다. 한화 제공



한화는 지난 4월1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과 올 시즌 개막전에서 2-3으로 졌다. 당시 패전 투수는 베테랑 우완 장시환(36)이었다. 그는 2-2 동점이던 10회말 팀의 8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키움 이형종에게 결승 적시타를 허용했다. 장시환 개인에게는 리그 최다 기록인 ‘19연패’를 떠안은 순간이었다.

2020시즌 한화의 선발 투수로 뛴 장시환은 26경기에서 4승14패 평균자책 5.02의 성적을 남겼다. 그해 마지막 승리는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던 9월22일 두산전이었다. 시즌 막판 3경기에서 2연패로 시즌을 마무리한 그는 이듬해 19경기에서 승리 없이 11패(1홀드)를 기록했다. 어느덧 연패 숫자는 ‘13’로 늘었다.

보직을 바꿔 불펜으로 활약한 지난 시즌에는 64경기에서 5패 14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 4.38로 제 몫을 다해줬다. 그러나 5패를 당하는 동안 단 한 번도 승리와 인연을 맺진 못했다. 어느덧 연패는 당시 최다 기록자였던 심수창(은퇴·18연패)과 같아졌다. 새로운 시즌 첫 경기에서 패배를 추가한 장시환은 3경기 평균자책 13.50을 기록한 뒤 8일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한화 우완 장시환. 한화 제공



장시환은 공교롭게도 자신에게 19연패의 멍에를 씌운 고척 키움전에서 지독한 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지난달 초 1군에 다시 등록된 장시환은 25일 고척 키움전 3-6으로 뒤진 7회말 교체 투입돼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침묵하던 한화 타선은 8회초 키움 투수들을 난타하며 13점을 뽑았고, 한화도 16-6으로 이겼다. 승리 투수는 장시환이었다.

연패의 족쇄를 벗어던진 장시환은 힘차게 도약했다. 1군 복귀 이후 성적만 놓고 보면 16경기에서 1승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 1.06으로, 한화 불펜 투수들 가운데 가장 믿을 만한 필승 자원이다.

이 기간 피안타율은 0.109,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0.75로 안정적이다. 시속 140㎞ 후반의 빠른 공과 제구가 잘 된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의 위력으로 상대 타자들과 승부를 어렵지 않게 풀어간다. 필승 계투 요원으로 투입되고 있는 8월부터는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윤대경, 강재민 등 기존 불펜 투수들의 난조로 생긴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주고 있다.

지긋지긋한 연패로 ‘은퇴’까지 고민했던 장시환이 이젠 후반기 한화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부상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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