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끝난 제주, 외국인 관광객이 살릴 수 있을까?

칼럼니스트 김재원 2023. 8. 2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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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사람 제주살이 이야기] 86. 제주 관광의 큰손 ‘유커’, 6년 만에 돌아온다.

중국정부가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 관광을 6년 5개월여 만에 허용하면서 제주는 '유커(游客·중국인 단체관광객)'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제주 방문을 그 어느때보다 기대하고 있는 요즘인데요.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 허용 발표를 한 바로 다음날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선 53척이 제주도 제주항과 강정항에 기항을 신청하였습니다. 갑작스럽게 중국발 크루즈선들의 예약이 몰리면서 내년 3월까지 기항 신청이 모두 마감이 되었는데요. 중국 단체관광객들은 이달 말부터 입국을 시작해 중국 추석인 중추절 연휴가 시작되는 다음 달과 10월 국경절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까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이곳 제주로 많은 유커들의 방문이 예상되고 있어서 제주는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에 부풀어 오른 상황입니다.  

제주의 천혜의 자연은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여행의 이유로 충분하다. ⓒ김재원

제주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을 환영하고, 보다 나은 여행서비스 제공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상황인데요. 트레킹과 마라톤, 골프, 해양스포츠, 가족여행에 대한 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고부가가치 여행상품을 개발하며 '제주관광 환대(친절·안전·안심), 오! 굿 제주 캠페인'을 전개해 환영 분위기를 조성하며 도내 관광업 종사자들이 외국인들에게 친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 아카데미까지 운영할 계획입니다. 어쩌면 국내 여행객들이 코로나 팬데믹 해제 이후 해외여행으로 발길을 돌린 지금 외국인 관광객들의 제주방문이 다시금 제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르기에 더욱 절실함이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크루즈 선박의 입항을 준비하고 있는 제주항의 모습. ⓒ김재원

다행스럽게도 제주와 해외를 잇는 항공편 직항 노선이 속속 재개되면서 제주를 오고 가는 국제선 하늘길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중국을 잇는 직항 노선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개별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최대한 높이고 있는 중인데요. 지난달 26일 제주항공이 제주-마카오 노선을 신설한 데 이어 제주-베이징 노선을 열었고, 6월 중순까지 주 60회 정도에 머물던 해외 직항 노선은 중국 대련,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닝보, 선양, 홍콩 노선 등이 재개되어 빠르게 확대되면서 8월 현재 제주 기점 정기 직항편은 모두 5개 국·13개 노선으로 주 105회 이상 운항을 하고 있습니다. 

제주국제공항. ⓒ김재원

세부적인 수치들을 조금 더 살펴보면요. 올해 상반기 제주공항을 오고 간 국제선 항공편은 총 2564편이었고 여객은 모두 37만 6,922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코로나 기간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국제선 운항 편수가 23편, 여객이 2,950명에 그친 것에 비한다면 큰 폭으로 증가하였습니다. 다만 여전히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볼 때는 운항 편수 기준으로는 32%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서 아직도 온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제주 기점 정기 국제노선이 중국, 일본,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 6개국·25개 노선으로 주 382편이 운항했었으니까요. 

코로나 펜데믹 기간동안 외국인 여행객들의 방문이 없었던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대합실의 한가로운 모습. ⓒ김재원

제주에서는 하반기에 제주국제공항을 기점으로 한 국제선 운항 정상화가 가속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는데요. 관광산업이 주요한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보니 내국인 관광객들의 빈자리를 외국인 관광객들이 채워주웠으면 하는 마음이 참 간절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도민들의 바람을 담아 발 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023 아세안시장포럼'에 참석하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태국 방콕과 제주를 오고 가는 직항 노선 개설을 위해 해당 정부 기관에 정식으로 요청을 했고, 이에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답을 얻기도 하였는데요. 이처럼 유커들에게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중동, 유럽, 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나라의 관광객들을 제주로 유치해 나가는데 계속해서 힘을 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주를 기점으로 해외 직항 노선이 열리면서 다시금 활기를 찾고 있는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대합실. ⓒ김재원

이런 기대만큼 더욱 세심하게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이 있을 텐데요. 코로나 기간 동안 잠시 놓치고 있었던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전세버스와 관광통역안내사 등 관련 전문 종사자 수급 문제를 점검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전세버스의 경우 개점휴업 상태가 길어졌고, 상당수 기사들이 다른 일자리로 이직을 했기 때문입니다. 단체관광객 전문 가이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요. 코로나 기간 동안 단체관광이 없어지면서 상당수가 제주를 이미 떠나버렸습니다. 또한 코로나 이전에도 문제가 되었던 '싸구려 저가 관광', '불법 체류', '외국인 범죄' 등의 이슈가 다시금 활개칠 수 있으니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관련 기관과 민간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여행 트렌드에 맞는 제주여행상품 개발하고 외국인관광객들의 제주 방문이 실질적인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해 준비를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트레킹, 올레길 탐방과 같은 외국인들을 위한 특화된 여행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김재원

하늘길이 빗장이 풀리고 외국인 여행객들의 컴백을 기다리는 제주. 내국인 여행객 감소로 걱정이 많았던 제주에 다시금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해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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