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복귀?' 류현진 향한 美 찬사, MLB 도전은 계속된다

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2023. 8. 2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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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2승. 연합뉴스

아직 한국으로 돌아오기엔 이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이 건재를 과시했다.

류현진은 2013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 리그(MLB)에 입성했다. 2019년까지 126경기에 출전해 54승 33패 평균자책점 2.98의 성적을 거뒀다.

2020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 류현진은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입단 첫 해부터 아메리칸 리그 사이영상 3위에 올랐고, 2021년에는 개인 통산 최다 타이인 시즌 14승을 달성하는 등 맹활약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불의의 부상이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6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를 받아야 했다. 지난 시즌 류현진의 성적은 6경기(27이닝) 2승 평균자책점 5.67에 그쳤다.

투수로서 예민한 부위를 다쳤는데 30대 중반에 접어든 류현진의 나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특히 두 번째 FA를 앞둔 시점에서 큰 부상을 당해 빅 리그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항간에서는 류현진의 친정팀 한화 복귀 가능성이 제기됐다. 류현진은 200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012년까지 통산 7시즌 동안 190경기에 출전해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류현진 역투. 연합뉴스

하지만 류현진은 약 14개월간의 기나긴 재활을 마치고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21일(한국 시각) 복귀 후 4번째 등판을 마쳤는데 평균자책점 1.89에 시즌 2승(1패)째를 기록 중이다.

복귀 후 첫 경기인 지난 2일 볼티모어전에서는 5이닝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홈런 1개를 포함해 무려 9개의 안타를 내주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뒤이어 등판한 8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4이닝 노히트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경기 중 타구에 오른쪽 무릎을 맞고 강판되는 불운이 따랐다.

다행히 큰 부상을 피한 류현진은 컨디션을 조율한 뒤 14일 시카고 컵스전에 나서 감격스러운 첫 승을 수확했다. 5이닝 2피안타 3탈삼진 2볼넷 2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쳐 팀의 11 대 4 승리를 이끌었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와 맞대결을 펼친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444일 만에 챙긴 선발승이다. 또 36세 4개월 20일의 나이로 '코리안 특급' 박찬호(35세 10개월 13일)가 보유한 한국인 투수 최고령 선발승 기록도 경신했다.

류현진의 상승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1일 신시내티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쳤다. 팀의 10 대 3 승리와 함께 시즌 2승째를 거뒀다. 14이닝 연속 비자책 투구를 이어간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57에서 1.89로 내려갔다.

2승째를 수확한 류현진. 연합뉴스

이날 류현진은 빠른 볼 대신 노련한 투구로 상대 타자들을 공략했다. 총 투구 수 83개 가운데 체인지업(18개), 커브(16개), 커터(11개) 등을 고루 섞어 삼진 7개를 잡아냈다. 38개로 가장 비중이 높았던 직구 최고 구속은 89.6마일(144.2km)을 기록했다.

특히 시속 60마일대 커브를 던져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은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에 신시내티 중계진은 "류현진은 요즘 메이저 리그에서 보기 드문 유형의 투수"라며 "67마일의 공을 본 타자에게 다음 공으로 87마일짜리 포심을 던지면 그건 아마도 100마일짜리 빠른 공처럼 보일 것"이라고 감탄했다.

신시내티의 '괴물 신인' 엘리 데 라 크루스 역시 류현진의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MLB닷컴은 "이날 경기는 류현진의 최고 기량이 어느 수준인지 상기시켰다"면서 "'와우'라고 감탄한 만한 강한 공을 던지지 않았지만, 영리한 투구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고 극찬했다.

류현진이 복귀 후 보여준 활약은 KBO 리그 복귀설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기에 충분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토론토와 계약이 종료되지만, 여전히 빅 리그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걸 증명해 보였다.

내년에도 류현진이 빅 리그 생활을 이어가게 된다면 한국인 메이저 리거의 새 역사에 도전할 수 있다. 37세 3개월 2일에 구원승을 거두며 한국인 메이저 리거 최고령 승리를 거둔 박찬호의 기록 경신에 관심이 쏠린다. 선발승만 따지면 류현진이 최고령이지만 승리 기록은 여전히 박찬호가 보유하고 있다.

1987년 3월 25일생인 류현진이 해당 기록을 경신하려면 2024년 6월 27일 이후 승리를 수확해야 한다. 내년에도 빅 리그 마운드에서 새 역사를 향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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