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해 협박'으로 잼버리 떠나 경찰 밀착보호 받은 장관, 숙영지 안전은?
여가부 "신변 위협으로 숙영하지 않았다"
경찰 "'김 장관 살해한다'는 글 보호 필요"
신림역·서현역 사건 '묻지마 범죄' 공포 확산
숙영지 안전 점검해야 할 장관이 현장 이탈 지적
전북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의 장관이 잼버리 기간 숙영지가 아닌 국립공원공단의 신축 시설에서 머물러 비판을 받고 있다.
여가부는 "(장관의) 신변을 위협하는 협박으로 인해 위해(危害) 요소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숙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잼버리 안전 총책임자인 장관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숙영지를 벗어나 경찰의 밀착 경호를 받음으로써 "숙영지는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전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신변보호를 도맡았다. 경찰은 강수대 1개 팀, 형사 5명을 동원해 24시간 밀착 보호했다.
경찰은 지난 4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김 장관을 사제 총기로 살해하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와 신변보호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경찰은 해당 글이 삭제됐으나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앞서 CBS노컷뉴스는 지난 18일 "[단독]벌레 뜯겨가며 잠든 잼버리…장관은 신식 국립공원 숙소서"라는 기사를 냈다.
기사를 통해 CBS노컷뉴스는 "김 장관은 '총책임자로서 현장에 머무르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라'는 한덕수 총리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숙영지를 벗어나 20㎞ 떨어진 국립공원공단의 변산반도생태탐방원에서 머물렀다"고 지적했던 것.
여가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김 장관은 숙영을 검토했으나, 신변을 위협하는 협박으로 인해 경찰의 보호를 받는 상황에서 '숙영 시 위해 요소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숙영을 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린다"며 "결과적으로 불편에 노출된 대원들과 함께 야영하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이 국립공원 시설에서 숙박을 시작한 지난 4일은 서울 신림역·서현역 등 잇단 흉기 난동으로 '묻지마 범죄'에 대한 사회적 공포가 조성됐을 때다. 윤희근 경찰청장 또한 이날 "국민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엄중한 비상 상황"이라며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했다.
김 장관은 잼버리의 총책임자로 잼버리 숙영지를 어느 곳보다 범죄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만들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잼버리 숙영지에서 야간을 지내며 혹여나 있을 청소년을 향한 '묻지마 범죄'에 대한 실질적인 대비책을 점검했어야 하는 장관이 외려 강수대의 보호를 받으며 숙영지를 벗어나 국립시설에서 숙박한 것이다.
CBS노컷뉴스가 확인한 잼버리 범죄 예방대책에는 △방문객 출입통제 전담 인력 배치 △반입금지 물품 등 소지품 검사 △잼버리 종합상황실-잼버리경찰서 비상연락망 구축 △폐쇄회로(CC)TV 설치 △IST의 주기적 순찰 △행사장 외곽 치안 취약 지역 순찰을 통한 범죄 예방 △경찰 측과 협조, 대규모 범죄 발생 대비 경찰특공대 출동 △잼버리경찰서 설치를 통한 초동 대처 등 8가지가 이미 준비돼 있었다.
한편, 민주당은 2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살해 협박 글은 지난 4일 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지만, 총리 지시는 3일 오전에 있었다"며 "김현숙 장관이 총리 지시가 있었던 3일에 잼버리 현장을 지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어 "총리의 지시가 아니더라도 조직위원장으로 참가자들과 함께 해야 한다"며 "'숙영을 검토했다'는 김 장관의 해명은 조금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해명으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또 "김 장관은 신변 위협으로 숙영이 어렵다는 것을 총리에게 보고했는지, 그에 따른 총리의 지침은 무엇이었는지, 본인의 현장 부재에 따른 대책은 마련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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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송승민 기자 sms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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