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교사 10명 중 9명 "육아휴직 없다"... 유보통합 잘 하려면?

전아름 기자 2023. 8. 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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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영유아 교육 보육의 질 향상의 선제조건, 유치원교사와 보육교사 근무실태 및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개최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영유아 교육 보육의 질 향상의 선제조건, 유치원교사와 보육교사 근무실태 및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립유치원 교사 724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9명(88.8%)이 "육아휴직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중심유보통합추진을위한 학부모연대(이하 '연대)는 이 설문조사 결과 내용을 토대로 18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3층 대회의실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영유아 교육 보육의 질 향상의 선제조건, 유치원교사와 보육교사 근무실태 및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지난 3~4월 실시된 '사립유치원교사 근무실태 조사'결과를 밝히며 유보통합 과정에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의 근무가 개선돼야 함을 강조했다.

◇ 사립유치원 평균 근무 시간 10시간 넘는데 초과근무수당 제대로 못받아

제1발제를 맡은 송대헌 전국참교육학부모회자문위원은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사립유치원 교원의 평균 근무시간은 10.1시간으로 나타나 사립학교법과 국가공무원복무규정이 정하고 있는 정상 근무시간에 비해 3.1시간 더 근무하고 있으며, 평균 매주 이틀 이상의 촤과근무가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있지만 응답장의 85.3%는 초과근무수당을 제대로 받고 있지 않아(아예받지못함 78.7%, 가끔 받음 6.6%) 이는 위법사항에 해당하며 교육청의 지도감독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한 출산휴가가 부여된다는 응답은 6.3%, 육아휴직이 허용되지 않는 경우는 88.8%였고, 병가가 아예 없다는 응답도 53.3%였다. 송 자문위원은 "이밖에도 근로계약과 신분보장, 보수 등의 측면에서 사립유치원 교사는 초중등학교 및 국공립유치원 교사들과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교육부와 교육청은 이런 열악한 교사들의 현실을 외면하고 거의 방치하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 위원은 "학급당 유아 수를 감축해 교사의 부담을 덜어주거나 복수담임제라도 우선 실시해야 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다. 사립학교법에 따라 사립유치원 교사들에게도 국공립학교 교사들과 동일한 처우를 보장해야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사인이 운영하고 있는 사립유치원의 인건비 지원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육교사 근무실태와 개선방안'을 주제로 제2발제를 맡은 김영명 아이행복세상대표는 2021년 전국보육실태조사를 인용, 전체 보육교사 총급여는 263.5만원이지만 국공립과 민간, 가정 어린이집 등은 40만원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1일 총근로시간은 약 9시간, 점심시간은 10분, 휴게시간은 42분으로 나왔으나 휴게 공간 미흡, 과도한 업무량과 더불어 보육의 특성상 점심시간도 급식지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단위 학교별 탄력적 근무시간제를 보육교사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함미영 공공운수노조보육지부장은 휴게시간을 실제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사용한 것으로 교사에게 사인을 강요하는 사례가 일부 있어 시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근로계약과 관련해 정규직 계약을 한 경우는 34.6%에 불과하며, 급여 책정시 이전 어린이집 경력반영은 국공립 96.8%인데 비해 민간 11.9%, 가정 8.5%로 나타났다.

또한 연간휴가 사용 일수는 국공립 13.5일 민간 11.5일, 가정 11.1일로 평균 경력을 고려했을 때 평균 5일 정도 부족하게 적용되고 있었다.

보육교사의 권리 침해와 관련한 조사 결과, 부모가 가장 많이 교사의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나타났고(71.9%), 원장이나 위탁체 대표 33.0% 동료교직원은 14.6%였다.

토론자들은 "교사 처우 개선에는 예산 확보가 핵심이으로 무엇보다도 인건비 개선에 집중해야하며, 전체적인 근무 조건 개선의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낮은 쪽의 격차를 해소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장은 "교사 대 아동비율의 문제를 해결해야 보육교사의 소진을 막을 수 있다"라며 "농어촌초과보육과 탄력 보육 허용으로 심한 경우 정원의 두배나 되는 원아들을 받는 경우도 있고, 가정어린이집에서는 교사 겸직 원장 허용으로 실제 현장에서는 담임교사와 대체 교사, 연장 전담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어 이러한 제도들은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함 지부장은 "보육 교사의 급여를 최소 국공립1호봉 수준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권고 사항이 있어도 처벌이나 강제조항이 없으며 실태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아 여전히 최저임금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직장 내 괴롭힘금지법'이 있어도 여전히 원내 괴롭힘이 잔존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괴롭힘 없는 어린이집 만들기 캠페인을 비롯 ▲괴롭힘 금지 교육 의무화 ▲학부모 과도한 요구와 폭언, 아동학대 의심, 지속적 항의, 가학적인 사과 요구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제작해 배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학부무와 교사 갈등 시 원장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며 이후 보육교사에 대한 치료와 상담 지원 등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또한 학부모는 의심만으로도 어린이집 CCTV를 열람할 수 있지만, 당사자인 보육교사는 CCTV 열람권이 없어 자기방어가 어려운 현실을 밝히며 "경찰조사와 판결이 나오기까지 분리조치 기간 보육교사의 급여보존이 되지 않아 정신적 피해와 생활고에 시달린다"고 밝힌 함미영 지부장은 "경찰조사에서 무혐의가 나와도 아동복지심의위원회에서 아동학대로 판단할 경우 즉시 해고되며 구제 방법이 없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라고도 강조했다.

◇ 국공립유치원도 과밀학급, 부족한 지원 등 문제 산적 

'영유아 교육 보육의 질 향상의 선제조건, 유치원교사와 보육교사 근무실태 및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박다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원장은 "국공립유치원 교사가 교육공무원이기 때문에 보수와 신분보장이 확실히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업무 부담, 과밀한 학급당 학생 수, 지원인력 부족, 열악한 시설 환경, 근무시간, 관리자의 갑질, 각종 교육 활동 침해 행위에 있어서는 사립유치원 교사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박다솜 위원장은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밝히며 "99%의 교사가 현행 학급당 유아 수가 부적절하다고 답변"했음을 전하고, "근무 시간 내에 수업 준비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응답자의 과반이 훨씬 넘는 교사들이 정해진 근무시간보다 더 오래 초과근무를 하고 있으나 초과근무수당을 받을 수 없다는 응답이 74.5%에 달한다"고 말했다.

또한 "법정 휴가를 사용하는데 눈치를 봐야한다는 응답자가 74.3%로 나오는 등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 형성을 위한 실효성 있는 매뉴얼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국공립유치원교사들도 학부모 악성민원, 무고한 아동학대 신고협박을 받은 경험이 있는데, 그 수치는 75.1%에 달했다.

박다솜 위원장은 "의무교육이 아닌 사랍중등학교에도 교원의 인건비가 지급되므로 사인이 설립하기는 했으나 사립유치원 교사에게도 인건비를 지원해야한다. 그러나 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사립유치원 법인화, 기관투명성 확보방안 강화, 표준유아교육비산정방식 전환 등이 필요하다"라며 "저출생 상황에 맞추어 학급당 유아 수 감축 및 법제화, 교원 확충과 전담 교사 배치, 각종 업무 지원 인력 확충으로 교사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해소함과 동시에 교육활동 침해 방지 제도 등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학교민원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조선경 장애영유아보육교육정상화연대 대표는 "장애영유아를 위한 보육교사 처우 및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장애영유아를 보육하는 모든 교실에 보조교사 및 행정인력과 비담임교사 지원 등 보조 인력을 반드시 배치해야한다"고 주장하며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의무교육 대상자인 3~5세 장애유아들을 위한 특수교사 수급 대책을 마련하고 교사들의 처우를 학교 수준으로 높이는 한편 보육교사 자격제도에 급수 제도를 적용하여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재필 영유아교사협회 회장은 "유치원 교사들이 어린이집에 취업하는 현실이다. 이게 지금의 유보통합 상황에서 시사하는 점은 결국 유치원에 비해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게 교사들에겐 장점이기 때문"이라며 "현재 유치원이 어린이집보다 교사 대 아동 비율도 높고, 자격 승급 시에도 2급에서 1급으로 승급할 수 있는 연수 기회가 어린이집이 더 빠르다"라고 밝혔다.

이어 "보육과 교육을 통합할 때 교육부로 통합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는 하지만 현재의 교육부와 유치원 시스템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을 개선하지 않은 채로 보육 교사들을 교육부로 귀속시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을 표하며 향후 유보통합 과정에서 앞서 언급한 문제점들이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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